사람이 먼저인 세상에서 진정한 의술이 가능하다
의사라는 직업이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의사가 행하는 행위의 대상이 사람이고, 그 행위로 말미암아 다치거나 질병으로 인해 온전한 생활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 다시 기운을 차려서 원래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게 되는 때도 다치고 아파서 병원을 찾은 사람들이 건강을 되찾아서 원래 자신이 있었던 곳으로 밝게 웃으며 돌아가는 모습을 보게 될 때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의사로서 느끼는 보람은 환자의 지위가 높거나 돈이 많다고 해서 더 커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몸을 열심히 움직여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을 치료할 때 더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이들이야 말로 생계를 위해 ‘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이고, 의사로서 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을 선사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울러 그런 이들이야말로 건강을 되찾게 도와주는 의사에게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의 세상은 이렇게 평범한 이들이 살아가기에 너무나 힘든 세상이다. 전국 어느 곳을 가나 ‘기업하기 좋은 OO’라는 펼침막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이 사회의 절대 다수인 ‘노동자 서민이 살기 좋은 OO’라는 펼침막은 눈을 씻고 찾아보려 해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대기업 사장들이나 고위관료들, 일부 투기꾼들 이외의 사람들은 더욱더 기업논리에 의해 경쟁에 내몰리게 되었다. 이로 인해 회사 내에서는 정규직이 줄고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학생들은 더욱 심한 입시 경쟁에 시달리게 되었다. 회사고 일반사회이고 당장의 경제적인 문제만 강조되다 보면 가장 먼저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건강 및 안전, 환경에 대한 관리와 관련된 것들이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면 평범한 노동자 서민들은 자신의 건강을 추스르기 더욱 힘들어 지고 건강의 문제는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요즘도 나는 감히 자신의 건강상의 문제로 근무시간을 조절 못하거나 정규근무시간도 아닌 잔업을 빼지 못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그 개인에게 가중되는 피해는 물론이고, 사회전반적인 의료비 부담도 가중되게 된다. 기업주들의 그리고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의 당장의 경제적 문제에 대한 집착이 이 사회를 더욱더 불건강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아쉽게도 기존의 정당들이나 정치세력들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바꿔나갈 만한 전망을 발견할 수 없다. 오로지 민주노동당만이 일관되게 이윤지상주의, 기업논리 지상주의인 이사회에서 노동자 서민, 인간이 우선인 주장과 정책을 내놓고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아직까지 민주노동당의 정책은 너무 과격하고, 이상적이라고 얘기한다. 이러한 주장은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이윤이 아니라 인간’이 먼저라는 가치관이 발붙일 곳이 없는 상황의 방증에 불과하다. 기존의 보수정치인들도 언뜻 보기에 무모하고 불가능하리라 생각되는 정책들을 막대한 예산과 인적 자원을 투자해 결국엔 자신들이 의도한 대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민주노동당에게도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현재 불가능해 보이는 ‘무상의료’나 ‘무상교육’과 같은 정책들도 실제 실행 가능한 정책이 될 것이다.
지금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우리를 배신해온 이윤지상주의를 추구하는 기존의 한나당이나 열린우리당류의 보수정치인들을 거부하고, 새로운 정치세력, 이윤지상주의에 반기를 들고 인간중심의 정책을 선보이고 있는 민주노동당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개개인 및 사회 전체의 건강은 단기적인 경제적 관점이 아니라 인간을 중심에 두는 장기적인 경제적 관점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 사회구성원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사들은 이 때문에 이윤지상주의가 판치고 있는 요즘 새로운 패러다임을 그려야 한다. 그래야 의사 본연의 ‘업’에 충실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윤지상주의에서 사람우선주의로 사회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첫 발은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고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될 것이다.
인하대병원 산업의학과 이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