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연대 참여사회 원고입니다.
세계화와 건강
박한종 (보건의료연합 정책위원)
세계화를 보는 시각
세계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보는 시각은 여러 접근이 가능하다. 크게는 세계화란 것이 작금의 일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성립과정 에서부터 배태된 자본주의 발전에서 나타나는 고유의 것일뿐이라는 견해이다. 이와는 다르게 현재의 세계화는 과거의 국제무역의 확장과는 다르게 차별적으로 진행된다는 견해이다. 이는 세계화가 신자유주의의 성립과 함께 진행됨으로써 즉 신자유주의적 시장화가 국경을 초월해 전지구적 기준으로 강요됨으로써 민족국가 차원에서의 복지와 주권의 문제가 심각하게 훼손된다는 것에 주목한다. 다른 한편 세계화를 보는 시각에 있어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이다. 교통과 정보, 통신의 발달 및 각종 첨단 기술의 발전이야말로 신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가능하게 한 물적 기초이자 그 자체가 커다란 독점적 이윤의 대상(상품)으로 됨으로써 세계화의 추동력이 된다.
세계화와 건강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특히 민중의 건강에 파멸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생존의 기초가 되는 생산과정에서부터 세계화는 건강을 위협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면 유해 기술 및 유해 물질의 전지구적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 각종 유해사업이 노동자들의 투쟁이 활발하지 못한 제3세계로 이전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포스트 포드주의적 축척체계는 한편 탈숙련화라는 노동의 소외를 극복하는 듯하기는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다수 노동자들의 고용의 안정성을 해친다. 고용의 형태가 비정규직화되고, 실업이 극대화된다. 실업에 의한 영향은 단지 소득의 축소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해침으로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인간을 황폐화한다. 또한 그 귀결로 노동강도가 점증하는 것은 필연이다. 노동운동의 발달로 인한 산업재해의 감소가 90년대 말이후 다시 그 빈도와 강도가 높아졌음은 이를 반증한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 날로 치열해지는 세계 경쟁속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획득한 노동자 보호를 위한 규제 및 여러 제도적 장치들이 사라저 가고 있다. 일국의 규제가 “자유화된 전지구화적 시장”이라는 구호 아래 자유로운 자본의 이동을 위해 각종 규제가 철폐되고 환화됨으로써 노동자드릐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집합적 소비로 인정되어 사회적으로 보장받던 보건과 의료는 복지예산의 삭감으로 건강에 있어서의 빈부의 격차를 확대시키다. 국가가 보장하던 의료공급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이를 보충하기 위한 사적의료보험이 확대된다. 보편적 복지의 개념이 잔여적 복지의 개념으로 축소되면서, 사회가 책임지는 보건은 영역분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저하되는 것은 당연한다 하겠다. 2002년 통과된 “경제구역특별법”의 시행은 이를 촉진시키려 하고 있다. 졍제자유구역내의 외국인 자본 병원이 들어오면서 의료의 시장화, 상품화가 가속되게 되었다. 외국인 자본은 이윤의 송환을 위해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을 설립을 요구하고 있으며, 또한 이의 연장선으로 이윤의 극대화를 특별구역내의 병원에 대한 위해 자국인 진료 제한을 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의료기관에 대한 의료보험가입의 강제지정마져 없애도록 요구하면서, 특구내의 외국인 전용기관이라는 취지를 무색시키며, 자국인에게 대해 보험헤택도 없이 아무런 규제없이 의료를 사고팔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공공의료의 확보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국민의 건강이 파멸로 치달을 것이 불보듯 하는 상태에서조차 정부는 시장의 효율성을 핑계로 국민건강보험을 강화하기보다는 외국 독점 자본이 판 치고 있는 사적의료보험제도를 도입겠겟다고 나서는 판이다.
거대자본으로 화한 보건의료의 자본들, 특헤 제약자본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과학-기술의 상품화를 보장하기 위해 지적재산권이란 규제적 장치를 무기로 하여 생명을 담보로 한 장사를 지작하고 있다. 글리벡과 같은 특허약의 개발이 인류의 건강을 증진기키기보다 거대독자본의 독점이윤을 높이기 위해 수많은 인류의 죽음을 방치하고 있다. 더 아나가 이제는 말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한 이레사란 신약이 뒤를 잇고 잇으며 앞으로 대장암 특효약이 발매될 예정이라 한다. 이들 모두가 적정한 상식선의 특허료를 뛰어넘는 폭리를 보장받기 위해, 저렴한 복제품들의 생산 및 강제가격실시등을 금지하는 등 독점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국제적 시장 질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세계화는 시민의 일상생활을 이루는 영역조차 시장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먹거리이다. 세계곡물시장의 80%가 5개의 곡물독점자본이 지배하고 있는 구조에서 이들의 지배력은 구매에서나 판매에서 막대한 정보력과 자금력으로 엄청난 폭리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 도한 이들은 유전자 변형을 통한 종자에 대한 특허권뿐만 아니라 이에 연관되는 농약, 살충제등에 대한 특허권을 가지고 생산에 있어 지배력마져도 강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로 지국적인 종의 다양성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위험의 세계적 확산이 어떤 생태적 재앙을 초래할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패스트 푸드 산업을 받치기 위한 공장식 축산업이 결국 세계적인 광우병의 도래로 귀착되었다는 것은 세계화된 이들 독점 자본이 민중에게 미치는 결과를 암시하는 것이라 하겠다. 더군다나 몇몇 독점자본은 전통적으로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상수도수마져도 사유화하여는 움직임은 그의 극명한 예이다.
다른 한편 공급 중심의 경제정책은 생산과 소비에 있어 유발되는 환경의 파괴와 건강의 침해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확대시킨다. 공급 중심의 개발 논리는 그나마 최소화된 자연을 훼손하고 있고, 대기, 토양, 및 하천을 오염시키는 각종 규제는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화의 저항
그러나 이로한 세계화에 대한 저항은 곳곳에서 다양하게 조직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저항운동은 보다 나은 세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아닌 또다른 세계화가 가능함을 주창하고 있다. 물론 이 운동의 흐름이 하나가 될 수 없을 지는 모른다. 그러나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열기 위한 열쇠는 이들 운동들이 연대를 지향함으로써 다다르지 않을까? 이는 단순히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추동세력이 독점자본과 이에 결탁한 정치 권력이런 점에서 연대의 전략적 효율성뿐마 아니라 시장화 이데올로기가 가지는 인간의 가치 및 존엄으로서의 연대성의 파괴에 저항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과, 교육, 의료에서 소외되는 소수자들과 함께 하는 것, 이주노동자와 함께 하는 것, 여성과 어린이, 그리고 이라크 민중들과 함께 하는 것등을 통해 우리는 우리사회의 신자유주의 세력과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넘어서는 길로 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