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의 보고서조차 상반된 결과를 내놓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영리병원허용’ 정책은 중단돼야 한다!

첨부파일 : sP1010050.jpg

  

12월 15일 복지부와 기재부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필요성 연구>(이하 영리병원보고서)에 대한 용역 결과를 12월 15일(화)에 발표하였다. 우리는 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과 KDI에서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1. KDI와 보건산업진흥원의 보고내용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두 국책연구기관에서의 보고내용이 서로 상반된 입장이라는 점에 우선 주목한다. 두 부처모두 영리병원‘허용’을 전제로 연구를 진행 했다는 공통의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흥원의 연구결과는 국민의료비 지출이 크게 증가하는 반면 그 효과는 없거나 미지수라고 결론을 내린 반면 KDI의 보고서는 영리병원 허용으로 의료비는 오히려 감소하고 고용효과나 경제성장 효과가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정부 부처의 상반된 결과를 가지고 정부 공청회를 여는 등 영리병원 허용을 위한 법제화추진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 진흥원의 연구결과만 보아도 국민이 부담할 보건의료비의 증가는 매우 크다.
  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결과는 사실상 영리병원 허용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큰 한계를 가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에서조차 영리병원 허용이 가져올 국민의료비 부담이 크다는 것은 다시한번 확인되었다. 현재 당연지정제 등의 모든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도 개인병원 중 20%만 영리병원으로 전환하더라도 연 1조 5천 억원의 의료비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 비급여진료가 1% 늘면 연 1070억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비급여진료가 20%만 늘면 연 2조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진흥원은 영리병원 허용시 비영리병원 의료비가 동시에 상승하는 효과(spill-over effect)나, 비영리병원이 영리병원으로 전환하게 될 때의 비용을 계산하지 않았다. 이런 효과까지 계산한다면 영리병원 허용시 국민의료비폭등은 너무나 명약관화하다

3. KDI의 연구결과는 실증적 데이터조차 없는 시장만능주의 이념적 주장에 불과하다.
  KDI는 영리병원 허용시 경제성장과 고용창출 등을 주장하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실증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심지어 영리병원 허용시 의료비가 감소한다는 주장까지 하지만 이것도 아무런 실증적 데이터가 없다. 이는 KDI의 보고서야말로 근거없는 이념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KDI는 시장에 맡기면 모든 것이 잘 된다는 믿음에만 근거해 보고서를 작성한 듯 보인다. 하지만 병원의 이윤추구가 합법화되는 영리병원은 1인당 의료비가 대폭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수많이 나와 있다.  보건경제학의 제 1장은 보건의료부문이 의료공급자(의사)-소비자(환자)의 정보격차가 너무 커서 시장원칙이 작동하지 않는 대표적 분야라는 특성의 서술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KDI 보고서의 안일한 주장대로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사이트를 하나 열어 해결될 일이 아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의 창출이라는 KDI 보고서의 연구내용도 마찬가지다. KDI는 영리병원 허용으로 돌봄과 케어서비스가 창출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들 서비스가 건강보험 미적용분야라는 상정에 근거해서다. 하지만 이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서비스 분야다. 거꾸로 KDI 주장대로 이런 서비스를 건강보험 미적용 분야로 전제 한다면 곧바로 국민의료비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유헬스분야 또한 마찬가지다. 앞으로 이 기술이 정착된다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서비스분야가 되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과학기술의 발전을 부자들만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뿐만아니다. KDI가 행한 각 국가의 사례연구 또한 왜곡돼 있다. 미국의 경우 영리병원이 비영리병원보다 환자 1인당 의료비가 20%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있는데도 미국에서 배워야 할 교훈으로 미국의료의 상업화, 민영화의 전환점이 되었던 “상업적 의료행위금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판결”만을 고른다는 것은 KDI 보고서가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한마디로 KDI의 보고서는  보건의료가 국민의 권리이고 복지영역이라는 점을 망각한 채 단지 “돈만 더 많이 벌면 되는 산업영역” 이라는 시장중심주의의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서 그 이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주장을 반복하기 위해 구체적인 실증적 데이터 조차 내놓고 있지 못한 것이다.

4. 영리병원 허용은 고용의 저하, 의료서비스질 저하, 의료양극화 심화를 불러올 것이다
  영리병원 허용은 의료비 상승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효과도 없고 오히려 고용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음을 우리는 이미 여러 연구결과로 제시한 바 있다. 그 한 예로 2006년 정부의 의료산업선진화 위원회의 보고는, 미국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을 비교하였을 때 비영리병상이 100병상당 522명을 고용하는 반면 영리병원은 352명을 고용하여 영리병원이 비영리병원에 비해 67.4%에 불과함을 이미 보고하고 있다. 이윤추구를 위해 의료인력을 덜 쓰려는 영리병원의 노력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의료서비스질 저하도 분명하다. 미국의 영리병원이 비영리병원보다 사망률이 높고 합병증 발생률도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영리병원이 이윤추구를 위해 응급실과 같은 필수적 진료를 포기하고 대도시집중현상이 일어나 병원에 대한 접근성은 떨어지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영리병원 허용은 결국 국민의료비상승, 고용 저하, 의료양극화 및 지역적 불균형 심화만을 낳을 뿐 하등 이득이 없는 정책이다.

  우리는 이번 진흥원과 특히 KDI의 부실한 연구보고서에 기초하여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것은 사립의료기관이 90%가 넘는 한국의 보건의료제도에 재앙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을 정부당국에게 다시한번 경고한다.

2009.12.15
건강권실현을 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