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삼성은 태안원유유출사태에 대한 책임지고 배상하라, 보건의료단체연합 태안주민 대상 건강실태 조사 및 무료진료 지원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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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태안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상태 및 심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첫 조사가 실시됐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은 녹색연합, 생명인권운동본부와 공동으로 지난 16~17일 태안 모항마을에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무료진료와 건강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는 내·외과계 전문의, 치과의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약사 등 20여 명의 의료진과 70여 명의 보건의료계열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이틀 간 약 380여 명의 주민들이 진료 및 실태조사에 응했다.

첫 날인 16일에는 모항3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 및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다음날인 17일에는 주변 마을을 돌면서 진료를 진행했다.

우석균 정책실장은 “매향리 사건 당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 조사결과가 보상관련 소송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됐다”며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태안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의료적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향후 정부 대책 수립을 위한 자료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항3구 이희열 이장은 “협소한 자리에 지역주민들을 위해 의료지원을 나와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유출사고 이후 모두의 노력으로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사고여파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 모항3구 이희열 이장  
  
진료를 받기위해 찾아온 태안 주민 신순분(여, 56세)씨는 “최근 들어 두통이 심해져서 고생했는데 무료진료를 한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해수욕장 근처에서 민박집을 하고 있는데 당장 올해 관광객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수입이 전혀 없기 때문에 걱정”이라며 근심을 나타냈다.

또한 건강실태 설문조사에 참여한 김세은(부산의전원, 3) 학생은 “설문 문항이 많기도 하지만 주민 분들이 답답한 마음에 넋두리를 하다 보니 설문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다”며 “대부분 음식업이나 숙박업에 종사하다 보니 당장 올 한해 수입이 없을거라 여기고 망연자실해 있다”고 말해다.

박은영(덕성여대 약학과, 2) 학생은 “매스컴에서 접했을 때보다 주민분들과 직접 대화를 해보니 그 피해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며 “경제적 손해와 함께 정신적 충격 또한 워낙 크다보니 갑자기 화가 나고 눈물이 날 때가 많다고 답변한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연합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취합한 설문지 결과를 분석하고 향후 대처방안에 대해 전문가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보건연합은 “유출 사고 이후 눈에 보이는 기름덩어리는 점차 줄어가지만 방제작업과 피해보상, 장기적인 환경영향 평가 등의 문제는 지지부진하다”며 “이번 실태조사는 향후 주민들의 정신적 피해수준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자료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 16~17일 양일간 약 380여 명의 태안 지역주민이 무료진료를 받았다.  
  
    
  

  ▲ 실태조사 참여 학생들이 태안에 도착해 사전교육을 받고 있다.  
  

    

  ▲ 만리포 해수욕장 입구에는 방제작업에 사용된 도구들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