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늘 오전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관련 브리핑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들어오지 않게 하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내일 미국에 가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가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훈 본부장은 동시에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동일한 효과를 가져 오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지혜롭다”고 말해 협정문을 변경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이는 어제 외교통상부 브리핑에서 밝힌 “합의안의 문구 일부라도 수정하는 형태의 재협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며 추가협상이라는 ‘꼼수’와 ‘대국민 사기극’을 다시 한 번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또 한번의 대국민 사기극이다. 국민들이 요구한 것은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4.18 한미 수입위생조건을 전면 무효화하고 전면 재협상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에도 협정문을 전혀 고치지 않으면서 ‘추가협상’이라는 표현으로 또 한번 기만하고 있다.
우선 이번 김종훈 본부장의 발표는 국민들의 요구를 왜곡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요구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광우병 위험물질과 내장 수입금지 등 국민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월령 및 위험부위 배제와 검역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협정문의 전면개정이다. 국민대책회의와 전문가들이 누차 강조했듯이 설령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30개월 미만 소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들은 제한 없이 들어오게 된다. 뇌, 척수, 머리뼈, 안구, 내장 등이 아무 문제없이 수입되며 이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중대한 위협을 가할 것이다.
또한 이번 추가협상은 협정문을 수정하지 않는 범위의 추가협상이므로 실효성이 담보되지도 않는다.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들어오더라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으며 설령 미국산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된것을 확인하더라도 협정문이 고쳐지지 않는 이상 수입중단이나 검역중단 등의 제재방법이 없다. 더욱이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 이상임을 증명하는 과학적인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진다. 이력추적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미국에서 30개월 이상임을 판별하는 방법은 도축된 소의 치아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비과학적이고 신뢰성이 전혀 없는 방법으로 미국 교과서(<Veterinary Anatomy> 3rd ed, Dyce et al.)에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협정문을 고치지 않는 한 광우병 본산국가인 영국과 스페인 등 유럽국가에서 쇠고기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영국 등은 이번 OIE 총회에서 광우병 통제국가지위를 획득하였다. WTO 규정상 미국쇠고기 수입전면개방 협정문을 고치지 않는 한 영국 등에서 쇠고기 수입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한국이 전세계 광우병 허브국가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쇠고기 문제는 무역문제가 아니며 국민건강과 안전에 대한 문제라는 점은 심지어 김종훈 본부장조차 확인한 내용이다. 그러나 재협상이 아니라 통상교섭본부장과 USTR 대표가 하는 이른바 추가협상은 한국정부가 쇠고기 검역문제를 통상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대책회의는 다시 한 번 정부에 경고한다. 6.10 백만의 촛불이 보여주듯, 국민들은 계속되는 ‘꼼수’와 ‘사기극’이 아닌 전면적인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장할 수 있는 4.18 협상 전면무효화와 7가지 최소안전기준에 입각한 즉각적인 재협상을 선언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2008년 6월 12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