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측과 경찰당국이 10월 21일 94일째 단식 후 미음만으로 연명하고 있는 김소연 기륭분회장과 이성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10m의 철탑에서 폭력적으로 끌어내린 뒤 강제 연행했다.
이미 기륭전자와 경찰당국은 10월 20일 평범한 기륭 여성노동자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자행한 바 있다. 기륭전자는 100여명의 용역깡패를 동원해 합법집회에 참가한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온갖 욕설과 함께 잔인한 폭력을 행사했다. 뿐만 아니라 10m 고공철탑에서 94일째 농성중인 김소연 분회장이 떨어질 위험에 처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철탑을 흔들어대는 만행을 저질렀다. 경찰당국은 이런 위험천만한 만행을 저지할 생각은 않고 오히려 공권력 행사라면서 용역깡패들에게 항의하는 시민들을 거꾸로 연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다.
21일 경찰은 아예 기륭전자측의 하수인을 자처하여 기륭전자측이 동원한 용역업체와 합동작전을 벌였다. 경찰은 전투경찰 400여명과 경찰특공대 10여명을 투입했고 소방차, 사다리차도 동원해 10m의 철탑위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부당해고에 항의하는 기륭 여성노동자들을 무참히 짓밟았다. 10여 분 만에 폭력연행과 진압이 자행된 가산 디지털 단지 기륭전자 정문 앞에서 경찰과 조직폭력배는 전혀 구분되지 않았다. 백주대낮에 기륭전자 회사부지도 아닌 대로에서 무고한 여성 노동자들에 대해 경찰당국과 용역깡패들의 폭력이 자행됐다. 시민의 권리를 보호할 경찰은 용역깡패 업체와 회사측의 박수를 받으며 직접 나서서 폭력을 행사하는 당사자로 돌변했다.
김소연 기륭분회장은 94일 단식이라는 의학적 한계를 넘어선 상태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라는 너무도 정당한 요구를 걸고 정말 목숨을 다해 처절히 싸워왔다. 그러나 “정말 죽어보라” 며 철탑을 흔들어대는 용역깡패들과 함께 합동작전을 펼치는데 공권력을 동원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연행한 이명박 정부는 비정규직문제 해결이라는 전국민적 요구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답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촛불운동에 대한 공안탄압과 폭력진압 없이는 하루도 정권을 유지할 수 없는 정부라는 것은 이미 보여 준 바 있는 이명박 정부는 이번 기륭전자 비정규직문제에 대한 적나라한 폭력을 통해 경제위기 상황에서 비정규직 문제와 고용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명박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비정규직 고용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인다거나 2년간의 비정규직 연한을 아예 유예하겠다는, 비정규직 악법의 또한번의 개악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부자에게는 감세를, 건설업체에는 9조원이 넘는 지원을, 금융기관에는 무제한의 지원을 약속한 이명박 정부에게 노동자와 서민은 이제 기업의 무제한의 이윤을 위한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분명히 보고 있다. 이번 기륭사태는 단지 기륭전자만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생명을 건 투쟁을 해 온 김소연 분회장의 단식을 진료해 온 우리로서는 이번 기륭 여성 노동자들의 대한 이명박 정부와 사측의 폭력탄압에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이명박정부가 기륭전자에 대해 저지른 폭력은 우리사회의 800만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행하는 폭력이며 경제위기상황에서 평범한 서민과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담시키겠다는 이명박정부의 의지표명이다.
이명박정부는 이러한 폭력을 통해 이른바 ‘법과 질서’를 지켜낼 수 있는 정부로서의 자신의 입지를 튼튼히 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민중의 피눈물을 경찰폭력을 동원하여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수많은 독재자들이 저질렀던 오만이며 착각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공권력에 의한 폭력행사를 통해 결국 스스로의 무덤을 파고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끝)
2008년 10월 22일(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