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코카콜라는 에이즈 퇴치에 동참하라

코카콜라는 에이즈 퇴치에 동참하라


‘파리-액트업’의 활동가들이 최근 코카콜라가 에이즈에 걸린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치료비를 부담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사진·파리-액트업>
<저작권자 여성신문>

지난 16일 새벽 6시 시민단체 ‘파리-액트업’의 활동가 30여명이 파리근교 그리뉘에 있는코카콜라 공장 가동을 일시 중지시키며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는 20개국(남아프리카, 가나,모잠비크, 캐나다, 인도, 일본, 미국, 노르웨이 등) 100여개 단체의 후원 아래 16, 17일 양일간 국제연대 차원에서 펼쳐졌다.

이들은 코카콜라를 비롯한 다국적기업들이 에이즈에 걸린개발도상국 직원과 그들 가족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유엔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전세계 에이즈감염자 수는 4천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20년 후에는 이 수치가 7천만명에 이를 것이라 한다.

환자의 95%는 저개발국에 집중돼 있고 특히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국가들에 무려 2천8백만명이 몰려있다.

이들 중 치료를 받고있는 사람은 0.09%, 즉 약 2만7천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다국적기업들은 개발도상국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한 이윤확보에만 관심을 가질 뿐에이즈 확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고용인들의 치료받을 권리는 무시하고 있다.

국제노동사무소에 따르면 전세계 에이즈 감염자 중 절반이 노동자이며 이들은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에이즈 단체들은 다국적 기업들이 이윤창출에 동원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그 기업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코카콜라의 경우 아프리카에 정착한 최대 규모의 다국적 기업으로 대륙 전체에서 10만명을고용하고 있다.

게다가 사하라 이남 국가들은 이 회사의 가장 큰 시장이다.

지난 한 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코카콜라의 이윤율은 12%나 증가했다.

이처럼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이윤을 창출한 코카콜라사가 에이즈 확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곳의 현실에 무관심하고 고용인들에 대한 치료를 방치하고 있는 것에 분개한 반에이즈활동가들은 대대적인 캠페인을 조직했었다.

이 결과 지난 9월 29일 코카콜라는 에이즈에 걸린 고용인들의 치료비 절반을 부담하겠다고약속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자사가 치료비의 50%, 하청업체가 40%, 당사자가 10% 부담하며 치료 대상자는 아프리카 대륙의 코카콜라사 고용인들로 하되 남성노동자와 그의 아내로제한한다는 협상 조건을 제시했다.

이번 국제 연대시위는 코카콜라사가 제시한 조건들을 비판하면서 조직됐다.

이들에 따르면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고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치료비를 분담할 능력이없다.

하청업체 역시 규모가 영세해 사실상 치료비를 분담하기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치료대상에서 배제된 가족들(예를 들어 아이들)은 치료받을 방법이 없다.

코카콜라사에 근무하는모든 에이즈 환자들이 혜택을 받아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측이 아프리카 이외 지역의고용인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더욱이 코카콜라는 하청업체와 당사자의 치료비 분담을 주장하면서도 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기는커녕 거대 다국적 제약업체를 파트너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에이즈 감염자의 장기적·안정적·신속한 치료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이번 시위 참가자들은 코카콜라사가 제시한 조건들은 결국 감염자 대부분을 치료대상에서배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며 다음 사항들을 요구했다.

첫째, 에이즈에 감염된 직원들과 그들 가족의 치료비를 모두 부담하고 둘째, 익명을 보장하면서 무료로 모든 직원이 에이즈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할 것, 셋째, 일터에 콘돔을 비치하고 건강한 섹스에 대한 정보와교육을 실시할 것, 넷째, 감염된 직원, 노조대표, 지역활동가들과 함께 에이즈 예방·교육정책을 개발할 것이 그것이다.

사실 코카콜라의 전체 이윤규모에 비할 때 에이즈 감염 노동자들의 치료비는 대단한 액수가아니라고 한다.

이미 몇몇 다국적기업들이 고용인들의 치료비 전액부담을 자처하고 나선 상황에서 코카콜라사의 향후 움직임을 지켜볼 일이다.

<참고> 파리-액트업 사이트 자료(http://www.actupp.org),에드 단체의 9월 정기 간행물황보 신/ 프랑스 통신원 몽펠리에3대학 철학 박사과정
2002.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