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의 아전인수 총선결과 해석

의협회장의 아전인수 총선결과 해석  

리병도 리포터 (rheebd@hanmail.net)  

대한의사협회 김재정 회장은 16일 회원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의협의 정치세력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히면서 “이번 선거에서 전 회원이 한마음이 되어 의료를 잘 모르면서 국민건강을 운운하고 의료계를 매도한 후보들이 어떤 결과를 맞이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런 논리라면 의사파업의 주역이고 의약분업을 맹렬히 반대한 신상진 전 의협회장의 낙선은 의약분업을 지지한 민심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선택분업을 주장한 한나라당 이원창 후보의 낙선은 선택분업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다.

김재정회장의 이런 발언은 김홍신, 김명섭, 김성순 의원 등 전 복지위 소속 의원들이 낙선한 것을 꼬집은 말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의협 입장에서 본 단편적인 견해일 뿐이다. 이는 전체적으로 이번 선거를 분석하는 학자들의 의견에서도 나타난다.

동국대 철학과 홍윤기 교수는 이번 선거를 “영남지역주의와 서울 강남-분당을 잇는 강남계급주의를 확인한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이에다가 김성순의원의 경우 탄핵역풍을 맞은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 김명섭의원의 경우 잦은 집권당으로의 당적 이동, 개혁이미지 부족 등이 어우러져 낙선한 것으로 본다.

의사출신 한나라당 정의화 당선자(부산 중동구)와 안홍준(경남 마산을) 당선자 한나라당 비례대표 안명옥 후보의 당선도 한국사회의 ‘영남지역주의’와 ‘강남계급주의’의 결과이지 의료문제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

정치평론가 손병관박사는 김홍신후보 낙선에 대해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뒤 우리당에 입당한 이부영(서울 강동갑), 김홍신 후보(서울 종로)도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한나라당에 몸 담고 있을 때 ‘공업용 미싱’ 발언 등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맹공격한 전력 때문에 우리당 지지층의 마음을 완전히 잡지 못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의협의 입장에서는 세 김씨의 낙선에 좋아할 분위기가 아니다. 보건복지위에 민주노동당의원이 배정될 것이 확실한 지금 우리의 의료제도가 의협의 희망과는 달리 한발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료시스템 문제에 있어서 민주노동당의 등장은 앞으로 우리 의료제도 문제가 균형을 찾아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노동당의 의료에 대한 정책은 의약분업 찬성, 공공의료 강화, 무상의료, 영리법인 반대 시장개방 반대 등 더욱 더 선명하기 때문이다.  

데일리팜
기사 입력시간 : 2004-04-19 06: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