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승리의 소식을 전합니다

승리의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들은 마침내 승리하였습니다

8개월 전 처음 서울대병원에서 쫓겨났을 때 우리들은 고립무원의
신세였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너무나 억울하여 병원 측과
맞섰지만 실은 우리들은 투쟁의 ABC조차도 모르는 심약한 간병인
아주머니들에 불과 하였습니다. 그랬던 우리들이 지금은 모두가 투사로
변모 되었습나다.

병원측과 직장복귀 협약체결

막바지 까지도 병원 측의 악날하고 교활한 노조탄압과 와해공작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저들의 계략에 맞서 투쟁의 강도를
조금도 늦추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지난 4월26일 마침내 병원측과
직장복귀 협약을 체결하고 꿈에도 그리던 우리들의 일터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모두가 동지여러분께서 끝가지 우리를 버리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고 동조투쟁을 해주신 결과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2003년 9월21일 서울대병원의 폭거

돌이켜보면 우리들의 투쟁은 참으로 간난(艱難)하였습니다.
지난해9월1일 서울대병원은 사전 아무런 예고도 없이 우리들의 일터를
폐쇄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을 계속하려면
서울대병원이 선정한 유료알선 업체로 소속을 옮길 것을
강요하였습니다. 청천벽력과도 같았습니다. 이것은 분명 음모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뭉쳐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간병인 무료소개소
페쇄를 동의 할 수 없음을 병원 측에 알렸고 또한, 이들 알선업체는
노동자의 피를 빠는 중간 착취 기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절하였습니다.

유로 알선업체는 노동자의 중간 착취 기관

유로 알선업체에 소속이 되어 일했던 한 간병인 의 말에 의하면
거액의 입회비, 월회비 이외에 계속적으로 일자리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년 일백만원이 넘는 웃돈을 실무자에게 바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
서울대병원 내에서 일어났던 한 사례에 따르면 모 간병인 에게 13을
일했으니 규정된 월회비 이외에 5만원 추가로 더 내라고 하여 부당한줄
알면서도 일자리를 안줄까봐 할수없이 더 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병원측의 반 인술적, 반 인권적 행위

병원측의 압박은 날이 갈수록 더해 갔습니다. 병실에 남아서 끝가지
저항한 간병인에 대하여서는 수간호사와 교수까지 나서서 환자나 환자
보호자에게 저 간병인을 해고하지 않으면 치료에 지장을 줄 수
있다라고 까지 겁박을 하였습니다. 병원말을 듣지않는 간병인을 내쫓기
위해 이처럼 반 인술적, 반 인권적 행위까지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투쟁의 길로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투쟁밖에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습니다. 현관앞 농성, 정원자 동지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
청와대, 국회앞, 1인시위 청와대복지부에 탄원서 제출, 인권위
점거농성, 서울 노동청 점거 농성등  우리의 투쟁은 8개월간 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병원측의 우리 조합원 출입 가처분 신청에 맞서 현관앞
농성은 공대위가 맡아 대신하였습니다.

노동청은 노동자 탄압기관

이러한 투쟁의 결과로 서울대병원이 선정한 아비스 유니에스가
불법공급업체로 판정받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조주현 서울
노동청장을 찾아가 우리들의 조속한 병원 복귀를 촉구 하기위한 농성을
하였는데 서울 노동청은 200여명의 경찰병력을 요청하였고 동원된
경찰들은 마치 작전하듯 10여명의 우리 간병인들을 개 끌듯이
끌어냈습니다.
우리들은 이 사건을 통하여 노동청이 우리 노동자를 위한 기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우리들을 승리의 길로 이끌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이처럼 갖은 탄압에도 불구하고 8개여월간 중단 없는 투쟁을 통해서
마침내 우리들은 환자 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투쟁기간 우리들에게 가장 큰 용기와 승리에 대한 신념을 주었던
분들은 바로 동지여러분들이었습니다. 이견과 갈등 속에서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선 목자의 심정으로 우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민주노총 보건의료 동지여러분들, 특히
서울대병원 김애란 지부장님과 간부님들, 그리고 보건의료노조 현정희
부위원장님과 최경숙 국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 은혜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문제 전체의 큰 틀 속에서 보면 아주
작은 우리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시켜준 언론매체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부탁

병원 측은 우리들의 끊임없는 투쟁과 여론에 밀려 우리들의
직장복귀를 마지못해 허용했지만 저들의 본심은 아직까지 불낙(不諾)인
것 같습니다. 무슨 꼬투리 잡을 것이 없나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상주보다 곡쟁이가 더
서럽게 운다는 말은 들어보았지만 우리들의 복귀를 두고 밑에 사람들이
더 길길이 날뛰는 것은 처음 봅니다. 우리들의 투쟁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확고해질 때까지 동지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투쟁은 역사가 될 것임

우리들의 투쟁의 결과는 역사가 될 것입니다. 우리들의 투쟁이
성공하면 전국 20만 간병인 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중간착취와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는 떳떳한 노동자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비정규직 철폐의 그날을 위해…

우리들은 지난 8개월의 투쟁기간동안 동지 여러분들로부터
사회각계각층으로부터 너무나도 과분한 사랑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희들이 받은 이 과분한 사랑 노동현장에서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돌려드릴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 이란 이유로 차별 받고 피눈물을 흘리며 고통받고 있는
동지여러분, 절대로 용기를 잃지 마십시오 희망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우리들 50~60대 아주머니들도 해냈습니다. 우리 반드시 비정규직을
철폐할 때까지 우리의 투쟁을 멈추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2004. 5. 3
                                         서울대병원 간병인 지부장
                                          정   금   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