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환자생명 제약자본에 넘겨주는 꼴”
무역협상대상에서 의약품 제외시켜야
자유무역협정·WTO반대 국민행동 주최 토론회서 제기
미국이 주도하는 FTA가 시민들의 의약품 접근권을 차단하고 외자제약 자본에 대한 종속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12일 자유무역협정·WTO반대 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민중의료연합 권미란 간사는 “의약품과 관련한 미국 주도의 FTA는 특허권 강화와 각국 보건정책에 대한 간섭에 목적이 있다”며, “결국 초국적제약사들이 어마어마한 돈을 버는 동안 환자들은 약을 못 먹고 죽어야 하는 반인간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씨에 따르면 특허권 강화는 각국에서 의약품을 싸고 형평성 있게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제거하는 것으로 특허기간 확대(20년), 강제실시제한, 병행수입금지, 특허대상확대, 특허범죄에 대한 민·형사상 처벌강화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미국은 특히 WTO와 미국법보다도 더 강력한 지적재산권 보호를 요구하면서 미 제약사가 무역장벽으로 여기고 있는 장치들을 붕괴시키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의 경우 제네릭 의약품 사용 활성화를 제한하는 방식을 통해 ‘에이즈무상공급프로그램’의 붕괴를 가져왔으며, 호주에서는 의약품등재, 가격결정과정에 있어서의 미제약사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식을 통해 ‘의약품급여제도’의 원리를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리벡과 이레사의 약값이 비싼 이유도 미국이 요구한 ‘혁신적 신약의 가격결정제도’ 때문이라는 게 권씨의 주장.
권씨는 ‘FTA와 미국의 스페셜301조가 의약품접근권에 미치는 영향’으로 의약품 접근권을 위한 돌파구차단, 국가내에서의 자율권 훼손, 제약자본에 대한 종속성 심화 등을 들었다.
또 국내에는 △의약품 가격상승, 비용증가 △의약품 정책 생산불가, 구조변경 불가 △초국적 제약자본의 신약에 대한 평가절상 △미국·일본의 정책에 대한 종속심화 △초국적제약자본에 대한 종속심화 등의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권씨는 “따라서 국민의 생명에 직결된 보건정책과 제도를 무역협상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환자의 생명권을 제약자본에게 넘겨주는 꼴”이라며, “무역협상대상에서 의약품제외, 약가인하를 통한 무상공급 실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일리팜 최은택기자 (etchoi@dreamdrug.com)
기사 입력 시간 : 2004-05-13 06:2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