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 군납업체로 바그다드에서 활동중인 가나 제너럴 트레이딩 컴퍼니의 직원인 김선일씨가 복면한 3명의 인질범 앞에 앉아 있다.
ⓒ MBC 화면
한국인 1명 이라크서 피랍..한국군 철군 요구(종합)
2004/06/21 07:13 송고
= 가나무역 김선일씨로 확인
=”24시간 이내 철군안하면 살해”
=자르카위 지휘 조직 추정 “군대 보내지 마라”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한국인 인질 1명이 살려달라고 애원하면서 한국의 이라크 철군을 요구하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20일 방송했다.
요르단 태생의 저항단체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 소속 그룹이라고 밝힌 납치범들은 24시간 이내에 이라크 철군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김선일’로 확인된 이 한국인의 머리를 한국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피랍 한국인은 “제발 여기에서 나가달라.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 내 목숨은 중요하다”고 애원했다.
카타르 소재 알-자지라 방송의 간부는 AP 통신과 전화회견에서 2분짜리 비디오 테이프가 우편으로 알-자지라 바그다드 사무소에 배달됐다고 밝혔다.
그는 “알-자지라 바그다드 사무소는 정체 불명의 소포를 받았다”며 “그것을 열어보고 테이프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요르단 태생의 알-자르카위가 지휘하는 단체로 보이는 ‘일신교’ 및 ‘지하드’ 소속이라고 밝힌 납치범들 가운데 1명은 아랍어로 “한국정부와 한국인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며 “우리는 한국군이 이땅에서 철군하기를 원한다. 더 이상 이 땅에 군대를 보내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이 한국인의 머리를 보낼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정부에 대해 이날 밤부터 24시간 시간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 테이프에는 피랍 한국인이 호소를 한 뒤 복면을 한 3명의 남자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납치범중 한사람은 할라시니코프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이 남자는 중간에 서서 성명을 낭독했다. 그는 “우선 한국군의 철군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한국인의 머리를 보낼 것이며 다른 당신들 군대의 목도 추가로 보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납치범들은 그들이 ‘타휘드 와 알-지하드(통일과 성전)’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알-카에다 활동가인 알-자르카위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 자지라는 한국인 인질이 바그다드 소재의 한 업체 직원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18일 미군 주도 연합군을 지원하기위해 8월초에 이라크에 3천명의 병력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하고 그 이튿날 국민에 대해 파병 결정으로 테러 공격이 우려된다며 이라크 여행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한국군의 추가 파병이 이뤄지면 한국은 미국,영국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의 이라크 파병국이 된다.
한국 정부의 이같은 당부는 미국인 인질 폴 존슨이 사우디아라비아 저항조직에 의해 참수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한국은 8월초 쿠르르족 지역인 아르빌에 900명을 보내고 8월말과 9월초 사이에 1천100명, 나머지 1천명은 이후에 파견할 계획이다.
한국은 이라크 추가 파병으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핵 문제를 둘러싼 장기간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위해 미국의 지원을 얻는 방편으로 삼고 있다.
leess@yna.co.kr
알-자지라 방영당시 김씨 모습(종합)
(바그다드=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알-자지라가 21일 가나무역 김선일씨 피랍사실을 보도하면서 방영한 화면에서 김씨는 영어로 “살려달라”고 울먹이면서 외쳤다.
알-자지라 TV가 21일 오전 12시 30분께 방영한 화면에는 먼저 김씨가 혼자 등장해 영어로 말하는 모습이 나타났고, 특히 납치범들로 부터 파병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받은듯 “(한국군은) 여기서 제발 나가달라”고 외쳤다.
초췌한 모습으로 혼자 화면에 등장한 김씨는 영어로 “Please, I don’t want to die(제발 나는 죽고 싶지않다).I want to live(나는 살고 싶다)”고 울부짖으며 외쳤다.
그는 이어 “Your life is important, my life is also important.(당신들의 목숨이 중요하다면 나의 목숨도 중요하다)”고 외쳤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Go out here, here, here, here(여기서 제발 철수해달라)”고 울먹이며 울부짖었다.
김씨가 화면에서 영어로 울부짖을 당시 옆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다만 뒷 벽면에는 직사각형의 검은천에 노란색의 보름달 모양의 둥근 원 모습이 그려진 천이 걸려 있었다.
회색 와이셔츠 차림의 김씨는 선채로 영어로 외쳤다. 김씨의 울부짖는 모습에 이어 화면에는 검은 복면을 한 무장세력 병사 3명이 나타나 아랍어로된 성명서를 읽었지만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국군이 24시간내에 철수하지 않을 경우 김씨를 죽일수 있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지라는 21일 새벽 0시 30분께 부터 자막으로 `한국인 피랍’ 사실을 긴급 뉴스로 전한뒤 본방송에서 주요 내용을 보도했다.
ash@yna.co.kr’>ash@yna.co.kr
NSC 긴급 상임위 소집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 김범현기자 = 정부는 21일 아침 한국인 미군 군납업체 직원 김선일(33) 씨가 피랍된 장면이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보도된 직후 긴급 실무자 회의를 열어 정확한 상황파악과 함께 비상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사건 발생 소식이 들어온 직후 관계자들을 소집해 구체적인 상황 파악과 함께 범행 동기와 배경 등을 분석하는 등 비상 근무체제에 들어갔다.
먼저 NSC는 외교통상부와 이라크 현지대사관에 정확한 상황파악을 하도록 지시한데 이어 국방부와 국정원 등 다른 관계기관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수집, 보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NSC는 이날 실무회의에 이어 오전 8시 권진호(權鎭鎬)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 정부차원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권 보좌관과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처장으로부터 이라크 주재 한국인 피랍 소식을 보고받고 긴급 대책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번 사건이 지난 18일 정부의 파병 결정이 이뤄진 직후 터진데 대해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 이번 사건이 파병 계획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중이다.
청와대는 또 억류된 김씨의 신변에 미칠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비,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고심하면서 여야 정치권의 파병 반대 움직임 등에 촉각을 세우며 여론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특히 이라크는 물론 사우디 아라비아 등 여타 중동 국가에서도 한국인이 저항세력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각국에 나가있는 교민들의 안전대책을 한층 강화하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오전 사건 발생 직후 NSC와 외교통상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 실무자들이 긴급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특히 NSC 상임위를 열어 긴급 대책을 논의하고 그 결과가 나오는대로 외교부를 통해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 단계에서는 우선 인질 김선일씨를 구출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치중할 계획”이라며 “납치범들과의 협상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오전 6시 NSC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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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납치 알-자르카위 소행인 듯
(바그다드=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가나무역 김선일씨의 피랍은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는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의 정통한 소식통은 21일 “알-자지라에 방영된 김씨의 모습을 보면 뒷 배경에 알-자르카위 조직을 상징하는 검은 천에 노란색의 둥근 원형이 그려져 있다”면서 “이로 미뤄볼때 알-자르카위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요르단 출신의 알-자르카위는 알-카에다와 오랜 접촉을 유지해왔으며 오사마 빈 라덴의 측근인 것으로 미국 정보기관은 추정하고 있다.
알-자르카위는 빈 라덴을 대신해 이라크에서 테러를 조직하고 있으며 지난 2002년에는 요르단에서 미국 외교관 로런스 폴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알-자르카위는 이라크에 비밀리에 입국해 팔루자를 중심으로 `지하드(성전)’ 단체를 결성했다고 최근 이라크 현지 언론이 보도했었으며, 바그다드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차량폭탄테러도 그의 소행인 것으로 미군 당국은 보고 있다.
ash@yna.co.kr’>ash@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