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內 외국병원 성공 가능성 ‘희박’
싱가포르·중국, 자본 유치 형식적이고 브랜드 차용에 불과
외국인전용병원 설립 바람직…내국인 환자 유치도 비관적
가톨릭의대 예방의학 신의철 교수팀 보고
정부가 추진중인 인천경제자유구역내 외국인병원의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의철 교수팀은 8일 ‘경제자유구역내 특구병원의 논의현황 및 정책방향’ 논문에서 “정부가 제한하는 특구병원은 외국인 투자자와 환자유치의 어려움 등으로 성공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의료시장 개방을 경험한 싱가포르와 중국을 방문하여 일반적 현황과 쟁점사항 및 각계의 전문가 자문회의 등 현지조사를 실시, 국내 특구병원의 실현가능성을 분석했다.
신 교수팀은 “싱가포르와 중국 민간병원은 수가자율화와 서비스 차별, 영리법인 인정, 정부의 무간섭 및 외국병원과의 기술제휴 등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고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 환자는 주변 후진국 국민들이 대다수를 이루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즉, 싱가포르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국부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사실이나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 환자는 1~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태국 등 주변 후진국 환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
또한 싱가포르와 중국에 이미 들어와 있는 존스홉킨스대 병원 등 선진병원의 경우도, 몇 명의 의사가 상주하는데 그쳐 외국자본의 투자유치는 형식적이며 외국병원 브랜드 차용과 기술협력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구진은 동북아중심병원을 표방하고 있는 한국 특구병원의 주 고객으로 고려중인 중국도 자국의 의료서비스가 매우 발달되어 있고 수준높은 병원이 많아 환자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자의 생활편의 차원에서 특구내 외국인 전용병원을 설립하고, 국내 유수 의료기관을 활용한 외국인 환자유치를 통해 의료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신의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싱가포르와 중국 병원의 기관장 및 투자자 등 CEO급을 대상으로 자문을 거친 결과로 국내 특구병원의 정책과 전략의 허실을 객관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내국인 환자 진료를 허용한다고 해도 지리적인 접근성과 서울내 유수 병원이 위치해 있어 환자유치도 쉽지 않다는게 연구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대한의사협회의 용역연구로 진행된 것으로 최종 보고서는 1~2주내 의협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창진 기자 (jina@bosa.co.kr)
기사 입력시간 : 2004-11-09 오전 6: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