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영리법인에 병원 허용 골프·스키장 규제 완화

영리법인에 병원 허용 골프·스키장 규제 완화

[중앙일보 정경민] 앞으로 영리법인이 병원을 세울 수 있는 길이 열리고, 병원이 장례식장이나 노인요양원 등 부대사업을 직영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첨단 의료기술의 도입에 맞춰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도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암보험 등 민간 의료보험을 들면 연말정산 때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도 도입된다. 이와 함께 다양한 보육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현재 규제하고 있는 보육료가 현실화된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관계 부처가 정해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8일 중앙청사에서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제1차 서비스 산업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추진과제와 일정을 확정했다. 정부 각 부처는 3월 중순까지 올해 추진할 과제를 확정하고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부처 간 이견은 재경부가 주관하는 실무추진단에서 조율한다.

이에 따르면 올해 안에 서비스업에 들어가는 중소기업의 범위가 크게 확대된다. 현재 제조업은 종업원 300명 미만이거나 매출액 300억원 미만이면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각종 정책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서비스업은 대부분 종업원 50명, 매출액 50억원 미만이어야 중소기업으로 인정돼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를 2002년 100명, 100억원 미만으로 중소기업 범위가 확대된 금융.회계 등 사업지원서비스업 수준에 맞춰 상향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교 건물이나 땅을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장기간 빌려 기숙사나 체육관을 지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지자체가 주민을

위한 체육관을 지역의 학교에 지어 학생과 주민이 공동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학교 건물.땅은 학교만 사용하도록 규제돼 있다.

정부가 서비스업 활성화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고용 효과가 큰 서비스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식기반 서비스=드라마 등에서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 등을 광고에 이용하는 간접광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 국내외 법이 동시에 연결된 사건이 늘어나고 있는 데 맞춰 국내 법무법인이 외국 변호사와 동업.합작.고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사회 서비스=’방과 후 학교’제도가 도입돼 학교에서 음악.체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 영어전용 교육과정과 원어민 교사 및 외국인 교수의 영입을 늘린다. 대학에 관한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평가체제를 만들어 합병이나 구조조정을 활성화한다. 의료산업펀드 등 외부 자본을 유치해 병원을 세우고 일정기간 임대.상환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관광.레저 서비스=골프특구나 스키특구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인천.부산 등의 경제자유구역에 대규모 테마파크를 유치하고 전남 영암.해남군에 짓기로 한 서남해안개발사업을 조기에 착공한다.

정경민 기자 jkmoo@joongang.co.kr
[중앙일보 2005-03-09 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