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조류독감사태 적극 지원키로
방역대책 등 대책회의 열어, 北 조류독감 발생 공식확인
2005-03-28 오전 10:49:24
북한이 조류독감 발생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정부는 28일 대책회의를 갖고 북한의 방역대책 등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정부, 北조류독감관련 대책회의 열어. 방역 등 적극 지원 계획
정부는 이날 오후 통일부 대회의실에서 이봉조 차관 주재로 통일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국장급 인사가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 회의에서 북한 조류독감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이 논의 될 것”이라며 “각 부처가 모여 논의가 되는 만큼 의견조율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북한이 대외적으로 조류독감 발생 사실을 발표한 만큼 북한의 방역대책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특히 이 과정에서 관련기관간 회담을 북측에 제의하는 방안과 함께 실무차원의 접촉을 갖고 조류독감 방역을 위한 기술과 장비를 지원할 계획이어서 북측이 관계당국간 만남에 응해 올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국제기구를 통해서도 방역사업에 적극 협력할 방침이어서 세계보건기구(WHO) 등을 통한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WHO 등 관련국제기구는 이미 북한에 조사관을 급파해 조류독감 감염 현황에 대한 상황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한 북측 조류독감이 남쪽으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 방역체계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조류독감 발생설이 보도된 직후 실시되고 있는 개성과 금강산을 오가는 왕래객과 차량에 대한 방역작업을 한단계 높일 예정이며 북한에서 생산되는 가금류에 대한 반입금지조치도 조류독감이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유지키로 할 방침이다.
北, 27일 조류독감 발생 사실 공식 확인
북한은 이에 앞서 2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양시 하당 닭공장 등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통신은 국가수의비상방역위원회의 말을 인용, “최근 하당 닭공장을 비롯한 2~3개 닭공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면서 “국가수의비상방역위원회는 이 닭공장들에서 조류독감 현상이 나타난 즉시로 비상대책을 세우고 다른 닭공장을 비롯한 가금공장에 퍼지지 않도록 수의방역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농업성과 보건성을 비롯한 해당 부문 일꾼은 조류독감의 발생과 감염을 막기 위한 방역진을 쳐놓았으며 이 사업에 광범위하게 군중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해당 닭공장에서는 감염된 수십만 마리의 닭을 매몰, 소각했으며 전문기관 일꾼과 과학자, 기술자들은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박멸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은 또 “현재까지 조류독감이 발생한 닭공장 관리공들 속에서는 이 병에 감염된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같은 사실을 중앙통신 이외에도 북한 주민들이 청취하는 대내용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대남 방송인 <평양방송>을 통해서도 보도했으며 28일 오전에도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보도했다.
北 공식 시인, 외부 지원 요청 메시지인 듯. 식량-보건 문제 악화 우려
한편 북한이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조류독감 발생 사실을 직접 발표 형식은 아니더라도 공개한 데에는 외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해 발생한 평안북도 룡천 열차폭발사고 때 신속히 사고 발표를 해 국제 구호물자를 통한 복구 작업에 조기에 나선 바 있다.
아울러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경제적인 어려움과 의료 보건 분야가 극히 열악한 상태인 북한에서 조류독감이 급속히 퍼져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조류독감이 조기에 진화되지 않는다면 식량사정악화는 물론이고 인체에까지 감염되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특히 가장 위생상태가 좋다는 평양에서 조류독감 발생 사실이 발표됨으로써 평양보다 의료시설과 위생상태가 열악한 지방에서는 이미 조류독감이 만연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2001년 봄부터 평양시민 한가구당 매월 닭고기 1kg, 계란 60개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평양 시내 닭공장을 현대화하는 작업에 착수, 평양시내 닭공장은 비교적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김한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