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단체 노동부 방문, 도시락-돋보기 전달
”발로 뛰며 사업장 감시감독 제대로 하라”
프레시안 2005-06-20 오후 5:19:33
노동건강연대, 양대노총 등 5개단체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공동캠페인단’은 20일 오전 노동부에 돋보기와 도시락을 각각 20개씩 전달했다.
도시락은 책상 앞이 아닌 노동현장을 발로 뛰라는 의미로, 돋보기는 사업장 감시감독을 제대로 하라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이번 도시락과 돋보기 전달 행사의 이면에는 노동부가 다소 진전된 것으로 평가받는 산재 관련 정책을 최근 잇따라 내놓은 데 대해, 산재 관련 시민단체들이 노동부를 격려한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노동건강연대 한 관계자는 “노동부가 최근 중대재해 발생사업장, 산재다발 사업장 등 2백28개 사업장 명단을 스스로 공표하고, 나아가 산재사망사업장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이겠다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노동부가 산재를 예방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는 본래의 역할을 해주기 바라는 심정에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노동부는 지난 13일 최초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산재다발 사업장, 산재발생 보고의무위반 사업장 등 2백28개 사업장 명단을 발표하는 한편, 사망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한 가중처벌 근거 마련을 골자로 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노동건강연대 임준 대표가 노동부 산업안전국 송영중 국장에게 도시락과 돋보기를 전달하고 있다. ⓒ노동건강연대
산재사망공동캠페인단은 “기본적인 안전장치, 안전수칙조차 무시하며 작업을 강요하다 대형사고를 내는 기업의 행태에 대해 노동부의 무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에 노동부는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자르겠다’는 결연한 자세로 산재예방 불량기업의 뿌리를 뽑아 노동부에 쌓이는 불신과 원한을 씻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독일·미국 등에 비해 산재 사망률이 3~4배 높은 우리 실정에서 산재 사망을 줄여보겠다고 나선 노동부에 국민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경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