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료비 연 1319억…미국 ‘암’ 중국 ‘이식’
강기정 의원, ’1조원’ 정부공식 통계두고 논란 일듯
해외 원정 진료비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연간 해외유출 의료비= 1조원’ 공식을 뒤엎을 만한 새로운 통계가 나와 주목된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강기정 의원이 한 정부 산하연구소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우리나라 사람이 해외에서 지출한 의료비는 1319억원 이었다.
이 연구소는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인천국제공항 입국 내국인 2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을 벌여 ‘해외 의료소비지출=우발적 소비+원정치료’ 추산식을 이용해 총 비용을 냈다.
원정치료비는 미국 의료기관에서의 치료비 추정액과 중국 의료기관에서의 간, 신장, 췌장 이식수술비를 합산했고, 우발적 소비는 해외여행 혹은 3개월 이상 체류중 뜻하지 않은 질환 발생으로 해외의료서비스를 소비하는 경우로 산출했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에서의 원정 진료비는 1288억원, 우발적 소비는 31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엠디앤더슨 암센터등 미국 7개 주요 의료기관에 한국인환자의 총수 입원환자 총재원일수 입원환자의 주요진단명 5개 병원에 지불한 금액, 지불방식 및 부대경비에 대한 자료를 요청해 분석한 결과다.
1인당 평균 입원환자 진료비는 3만불, 의료기관당 평균 입원환자수 30명, 방문미국의료기관수 80개로 추산됐다.
중국원정치료의 경우 지난해 10월 대한이식학회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환자들의 중국 장기이식 원정치료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간 1000건의 장기이식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평균 비용을 간 이식 6천700만원, 신장이식 3천800만원으로 가정한 결과 479억원으로 추계됐다.
해외원정치료를 위한 여비, 체류 경비 및 동반가족에 대한 비용은 제외시켰다.
우발적 소비 부문에서는 응답자의 46%인 93명이 ‘지난 한달간 해외에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명은 중국에서 간이식을 받고 5천만원을 쓴 경우였고 나머지는 1인당 평균 12만원 꼴로 비용이 들었다.
치료비 지불방식은 환자본인부담이 57.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여행자보험(26%), 지역보험(17.3%) 순이었으며 의료서비스 제공 규모는 중국(32.3%)이 일본(26.9%)과 미국(9.7%)보다 많았다.
이를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해 해외로 빠져나간 여행자수(5백만명)등에 대입해 추계한 결과 우발적 소비 금액은 31억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번 비용추계는 조사표본수가 전체의 0.36%로 극도로 제한적이고 진료비 지출규모 산출식도 제한된 근거에서 임의가정으로 얻어진 것이어서 실제 사실값인지에 대한 규명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해외원정진료비로 지금까지 정부와 민간단체등은 1조원 주장을 내세웠지만 이는 공식 통계가 아닌 한 병원장의 사견에서 발단이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어왔다.
박진규기자 (pjk914@medigatenews.com)
기사등록수정 일시 : 2005-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