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휴진’ 등 의-정 관계 가파른 대치 국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다’ 강경론에 무게 실려
’설문’ 거쳐 이 달 셋째주 파업 여부 결정될 듯
의협, 9일 긴급 상임이사회-시도회장단 회의 등 소집
정부의 약대 6년제 강행 방침에 맞서 의료계가 ‘집단 휴진’이라는 최후의 강경 카드를 꺼내들음으로써 의-정 관계가 가파른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약대 학제 개편 문제를 제 2의 의약분업 사태로 간주하고 있는 의협이 결국 파업이라는 벼랑 끝 전술을 선택, 과거 2000년도와 같은 ‘집단 휴진’ 사태로 촉발될지 여부를 놓고 팽팽한 긴장감 마저 조성되고 있다.
8일 저녁 개최된 의협 긴급 상임이사회에서는 이날 오전 김재정 회장이 밝힌 집단 휴진에 대한 찬반투표 방안을 추인하고, 9일 오후 4시 전국 시도의사회단 회의를 소집하는 등 전 회원을 대상으로 휴진에 필요한 수순이나 절차를 신속한 밟아 가는 양상이다.
이와 함께 의협의 ‘약대 6년제 저지를 위한 T/F’팀은 금주 12일(금)까지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포함한 의약분업 재평가, 약대 학제 개편에 따른 정부 강행시 집단 휴진 여부 등 회원들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 문항 작성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긴급 상임이사회에서도 향후 투표 방법과 회원 설문 집계, 휴진 일시 등은 김재정 회장에게 모두 일임해 놓은 상황이나, 회원들의 투표율 제고를 위해 전국 개원의들의 경우 지역 및 반모임별, 그리고 전공의 등 봉직의들은 별도의 병원별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투표 기간은 일주일에서 약 10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게 되는데, 임시 국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8월 네째주 이전에는 파업 찬반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약대 6년제 문제와 관련 두 차례의 공청회 개최 무산에도 불구하고, 최근 교육부와 여당이 계속 밀어붙이기 식으로 나오자 의료계 내부에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집단 휴진 등 배수의 진으로 일전 태세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국 시도의사회장들과 의협 상임 이사진, 서울시의사회 각구 회장단 등 교육부 앞 ’1인 시위’가 감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8일 의학학술단체들도 ‘의학전문대학원 및 약대학제 개편을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등의 성명서 발표가 잇따르면서, 대정부 투쟁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외에도 의료계 일각에서는 약대 6년제 강행 저지 및 의약분업 5년 평가를 위해 대체처방전 투쟁을 포함해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폐지, 의약분업 거부 등의 투쟁 스케줄이 제시되는 등 어느 때 보다 강경론 쪽으로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승현 기자 (shkang@bosa.co.kr)
기사 입력시간 : 2005-08-09 오전 10:5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