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배아 2485개, 난자 727개 사용
황우석 교수 등 출처 밝히지 않아…전면 실태조사 필요
2005-10-27 오후 1:38:58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2485개의 인간 배아와 727개의 난자가 사용됐거나 사용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사용된 배아와 난자의 수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아 2485개, 난자 727개…상당수 출처 불명확해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는 27일 “국정감사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2005년 7월 현재까지 사용했거나 사용할 계획인 배아의 개수는 모두 2485개에 이르며 난자는 727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배아의 경우 차병원ㆍ포천중문의대 정형민 교수팀(2000개)이 가장 많이 사용했거나 사용할 계획이며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팀(485개)과 서울의대 김석현 교수팀(6개)이 그 뒤를 이었다. 난자의 경우에는 단연 황우석 교수(427개)가 가장 많이 사용했거나 사용할 계획이며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300개)이 그 다음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사용됐거나 사용 예정인 것으로 확인된 배아와 난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 출처가 명확하지 않거나 지침을 어겨 문제가 된 것들이다. 민주노동당은 “정형민 교수팀은 2005년 1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10년 간 2000개의 배아를 사용할 계획을 밝혔으나 배아를 제공하는 기관을 확인할 수 없다”며 “서울의대 김석현 교수팀은 2001년 12월부터 총 6개의 배아를 사용했으나 5년이 지난 배아만을 사용하도록 한 지침을 위반해 2004년 4월 연구가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확인된 2400여 개의 배아는 대부분 불임부부의 ‘시험관 아기’ 시술과정에서 나온 이른바 ‘냉동 잔여배아’다. 보통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켜 임신이 되면 남은 배아는 냉동 보관하게 되는데, 다시 시술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이 잔여배아는 5년 동안 보관된 뒤 폐기된다. 이 잔여배아는 연구에 이용하는 것이 허용되고 있다.
황우석 교수 등이 사용한 700여 개의 난자는 복제배아 등을 만들기 위해 여성에게서 채취한 것이다. 보통은 한 번의 배란주기에 8~10개의 난자를 얻어내기 위해 여성에게 과배란 유도 호르몬 주사를 놓는다. 황우석 교수 등은 난자를 어디서 얻었는지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아 의혹이 제기돼 왔다.
복지부 배아와 난자 사용실태 파악 못해…전면 실태조사 필요
복지부가 배아와 난자의 사용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민주노동당은 “2003년 말 생명윤리법이 제정된 후 근 2년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인데도 복지부가 배아의 생성ㆍ보관 현황에 대한 파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복지부는 생명윤리법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는데도 배아 관련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윤리적 논란 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연구가 적절한 절차를 거쳐 투명하게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연구에 사용된 배아와 난자의 수, 그 출처, 제공자의 동의 여부 등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와 복지부는 조속한 시일 안에 현재까지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사용된 배아와 난자의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강양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