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연구원 난자도 채취했다”
미즈메디병원에서 채취…황우석 정말 몰랐나?
2005-11-22 오전 9:24:37
매매된 난자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이용된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 황 교수 연구에 참여한 여성 연구원의 난자도 채취되어 이용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원 난자’의 사용은 생명윤리 지침이 명시적으로 금하고 있는 것으로 황 교수도 그 동안 이 문제를 극구 부인해 왔기 때문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최소한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을 발표할 시점에는 황 교수가 ‘매매 난자’ 및 ‘연구원 난자’ 등의 출처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구원으로부터 난자 채취 사실로 확인…미즈메디병원에서 채취 기록도 발견
MBC <PD수첩>의 최승호 CP는 22일 “취재 과정에서 미즈메디병원에서 황 교수팀 연구원의 난자를 채취한 기록을 발견했다”며 “이 내용을 오늘(22일) 보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난자 채취 기록이 발견된 연구원은 <네이처>와 인터뷰한 구 모 교수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신문>도 22일자에서 서울대학교 수의대학 기관윤리위원회(IRB)가 최근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 과정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연구원이 기증한 난자도 줄기세포 연구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금까지 확인된 조사 결과를 보면 황우석 교수 연구 초기에 난자를 제공했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쪽이 난자 채취의 어려움을 연구팀에 토로하자, 연구원들이 자발적으로 난자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황우석 교수 ‘사전 인지’ 가능성 높아져
사실상 황우석 교수의 2004년 연구논문을 위해 사용된 난자들이 모두 매매 또는 연구원의 기증을 통해 확보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황 교수가 사전에 난자의 출처에 대해서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노성일 이사장이 연구팀에 난자 채취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이에 소속 연구원이 채취를 자원할 때까지 황 교수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 또 노성일 이사장도 22일 “적어도 (2004년) 첫 번째 논문이 발표되기 이전에는 황 교수가 이런 사실을 몰랐다”며 “그러나 그 뒤 언제 황 교수에게 이를 말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황 교수가 최소한 <사이언스>에 논문이 게재된 2004년 2월 경에는 난자의 출처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경우 황우석 교수는 <사이언스>에 거짓 정보를 주고 논문을 게재한 셈이어서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사이언스>는 지난 18일 공식 성명을 통해 황 교수 연구의 윤리 문제가 사실로 드러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뜻을 밝혔고, 20일 국내 한 언론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경우에 따라서 영구적으로 남을 (논문) 기록을 수정 또는 정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황우석 교수가 2년에 가깝게 <네이처>를 비롯한 국제 과학계에 ‘거짓말’을 해 와 신뢰를 잃은 것도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그 동안 <네이처>는 연구원 난자 기증 의혹을 줄곧 제기해 왔으나 황 교수는 최근까지 이를 부인해왔다. 황 교수가 최근까지 이런 중요한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강양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