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황우석 교수 파문 올것이 왔다”
연구원 난자 기증 은폐 질타…”윤리규범 강화 계기로”
의료계는 황우석 교수가 여성 연구원의 난자를 제공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과 관련, 대체적으로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울산의대 한 교수는 24일 “과학자는 도덕성과 윤리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데도 불구하고 황 교수는 그간 여성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계속 숨겨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임상의사들은 환자의 피 한 방울 뽑더라도 동의서를 받고, 인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하지만 기초의학자들은 직접 환자를 대하지 않기 때문에 연구가 잘못되면 ‘소 한 마리 더 잡으면 되지’란 식으로 넘긴다”면서 “이번 사건이 과학자의 윤리규범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생명윤리학회(회장 황상익)도 긴급 토론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황 교수를 질타하고 나섰다.
생명윤리학회는 “2004년 5월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연구원의 난자 이용문제 등을 비롯해 크게 4가지 의문점에 대해 공개 질의한 바 있다”면서 “당시 당사자들이 솔직하고 정확하게 밝혔으면 지금과 같이 문제가 확대되지 않았으리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회는 “헬싱키선언, 뉘른베르크 강령, 국내외 의학 및 생명과학 연구규정들은 인체를 대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철저히 숙지하고 준수해야 할 보편적 규범”이라면서 “2004년 인간배아복제와 복제배아줄기세포 추출 연구가 절대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학회는 “연구의 정직성을 진정으로 회복하는 것은 해당 연구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국내외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구와 인사들이 그간 문제점과 오늘의 해명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의료계는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는데 성공하고, 올해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하자 마치 5~10년 후 난치병을 정복할 수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한 교수는 “황 교수의 연구 업적은 분명 인정할 부분이 있고, 줄기세포가 난치병 치료의 대안으로 모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5년이나 10년후면 난치병을 정복할 수 있는 것인 냥 여론 몰이를 해 왔다”고 지적했다.
안창욱기자 (dha826@medigatenews.com)
기사등록수정 일시 : 2005-11-25 / 07:2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