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한양대 IRB 누군가, 서울대 IRB 있기나 한가”

“한양대 IRB 누군가, 서울대 IRB 있기나 한가”  

민주노동당 청책위, ‘황우석 스캔들,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유영주 기자 yyjoo.net  

연구에 사용된 242개 난자의 출처는? 한양대학교병원 IRB 심사 및 승인은 적법한가? 연구비의 출처는 어디? 논문 저자 기재 과정이 불투명한 이유는?

‘황우석 스캔들, 무엇이 문제인가?’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가 주최하는 긴급토론회가 28일 오전 11시부터 국회 헌정기념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구영모 울산의대 교수는 주발제를 통해 2004,5년 ‘사이언스’ 논문에서 논란이 된 절차상의 문제를 포함, 최근에 제기된 사실 관계를 묻는 질문을 쏟아냈다.

구영모, “황우석 교수, 연구자로서의 충전성(정직성)도 의심”

구영모 교수는 지난 8월 25일 생명공학감시연대 토론회 ‘인간배아 연구, 이대로 좋은가’에 실린 글을 수정 보완한 발제문을 발표했다. 구영모 교수는 연구에 사용된 242개의 난자의 출처와 관련, 누구로부터 이토록 많은 수의 난자를 기증받을 수 있었는지를 물었다.

또 기증 과정에서 “기증자로부터 자발적이고,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를 취득하였는가”를 묻고 “왜 ‘네이처’ 기자에게 동의서 양식조차 공개하기를 거부했는가”를 질문했다. 구영모 교수는 이 대목에서 2004년 ‘네이처’ 기자가 황우석 교수에게 난자 기증자에게 제공한 동의서 양식 사본을 보여주기를 요청하자 황우석 교수는 환자기증자의 프라이버시와 아무 상관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거부했다고 밝혔다.

구영모 교수는 난자 기증동의서에 난자 기증에 수반되는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 황우석 연구팀의 난자 기증동의서를 검토한 밀드레드 조 미국 스탠퍼드대 소아과 교수의 “난자기증자들은 불임 또는 사망의 위험에 관련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는 보도 자료내용을 언급했다. 황우석 연구팀의 안규리 교수가 밀드레드 조 교수에게 피험자 설명문을 보여주고 밀드레드 조 교수의 사과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어느 누구에게도 그 설명문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다는 지적이다.

구영모 교수는 또 한양대학교병원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 심사 및 승인의 적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양대학교 IRB가 문제의 연구를 실제로 심사, 승인하였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는 의혹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생명윤리TF(팀장 박경서 상임위원)가 회의록 제출을 요구하자 이에 응하지 았았을 뿐 아니라 이 부분을 취재하려는 기자들과의 접촉도 거부했다”며 한양대학교 IRB 심사 및 승인의 적법성을 문제삼았다.

또한 서울대 수의대에 IBR의 설치 여부도 따졌다. 설치되어 있다면 국제보건기구(WHO)의 ‘생명의료 연구를 검토하는 윤리위원회를 위한 운영 지침’에 따라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심사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영모 교수는 서울대 수의대에 IRB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확인하고 “IRB가 없다면 연구책임자가 소속된 기관의 IRB를 통하지 않은 연구계획이 어떻게 절차적으로 적법하게 수행될 수 있었으며, 그 결과가 ‘사이언스’에 게재될 수 있었을까?”를 따졌다. 아울러 조선일보에 ‘反황우석 세력의 非윤리적 언행을 기고한 이영순 서울수의대 연구윤리위원장을 혹독하게 비판하고, “민주노동당이 자난 국감에서 서울대 IRB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했고, 서울대 수의대 IRB 명단도 알려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황우석 연구팀의 연구비 출처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짚었다. 황우석, 문신용 두 교수가 자신의 연구에 공공자금 사용을 부인하고 있으나 그들이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 말미의 감사의 글에 정보통신부(IMT2000-C1-1), 과학기술부(M102KL0100-02K1201-00223), 교육인적자원부(the BK21 program) 등이 명기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감사의 글이 틀리지 않다면 두 교수는 자신들의 연구에 정부의 공공자금을 사용했음을 인정한 셈”이라고 밝혔다. 이는 배아복제 연구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구자 임의로 국가 지원 연구비를 사용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구영모 교수는 그밖에 논문 저자 기재가 불투명한 점, 황우석 교수가 연구자로서의 충전성(integrity)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사회를 맡은 홍성태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구영모 교수의 발제에 대해 “어제 오늘 황우석 사단을 입증해주는 논문이 세계적 학술지에 몇 편이 게재되고 몇 편이 대기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고 말하고 “구영모 교수의 지적이 문제가 안 되는지 잘 지켜봐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이여울, “난자는 여성의 몸, 여성의 인권”

계속해서 조이여울 일다 편집장은 ‘연구윤리의 핵심은 여성인권이다’를 보조발제했다. 조이여울 편집장은 황우석 스캔들과 관련, “지금 논란이 난자 출처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인데, 난자의 출처는 난소이고 여성의 몸이고 사람의 인권과 관련된 일인데 여성의 몸,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없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하고 “여성인권을 중심으로 이 사안을 둘러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이여울 편집장은 “난자 기증 운동을 금모으기 현상처럼 이야기하고, 이성을 잃은 언론이 앞장서서 난자를 장신구처럼 취급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조이여울 편집장은 “난자는 금도 아니고 산에서 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난자는 정자처럼 방출되는 것이 아니고 난소에서 나오며, 여성의 몸이고 여성의 인권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조이여울 편집장은 발제를 통해 전해 들은 ‘난자 채취의 경험’을 소개하고 ‘인공시술 체계의 문제점’을 짚는 한편, “언론에 의해 추동되는 난자 모으기 운동의 여파를 받고 있는 일부 여성들이 과연, 난자 채취가 무엇인지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있을까. 그런 상황에서 자발성이란 무슨 의미인가”라고 되물었다.

우석균, 김환석, 이인영 토론 참여, 각각 ‘황우석 스캔들’ 비판적 발언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황우석 살리기, 황우석 신드롬 발생의 사회적 의미는 사회 양극화의 심화로 희망이 보이지 않고 전체적으로 어렵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황우석 교수가 희망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하고 “윤리가 밥 먹여주냐. 황우석이 내 희망인데 밥 먹여주지 않는 윤리가 뭐냐”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석균 정책국장은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의 구성 면면을 자세히 정리하고, “영리병원 허용과 민간의료보험 도입을 주장하는 곳”으로 “황우석 교수는 현 정부의 의료상업화 정책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과학계의 일반적 추정이 최소한 10년-20년 이후에 치료가능한 기술이라고 하는데 언론이 마치 당장에 되는 양 분위기를 만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환석 국민대 교수는 “국내보다 국제 과학계의 의혹에 대한 신뢰성 있는 해명이나 조사 결과가 안 나왔다”고 지적하고, 난자 제공이 자발적이었는지 여부를 포함해서 충분한 조사와 해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아울러 정부와 여론의 책임을 제기, 황우석 교수에게만 모든 책임을 묻는 것도 곤란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인영 한림대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황우석 교수의 연구 결과가 고시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밝힌 입장을 비판하고, “의약품 임상관리기준 99년-67호 고시 내용에 제3조 기본원칙에 헬싱키 선언에 근거한 윤리규정 임상시험 기준에 따라 수행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음을 환기했다. “하위 규범인 고시 사항이긴 하지만 국가의 법적 효력 갖는 명령인데 이 윤리규범을 따르지 않는 것을 법적 윤리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면 정부 스스로 법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인영 교수는 그밖에 국가생명윤리심의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생명과학 연구자의 임상시험에 대한 의무 규정과 처벌 규정이 없는 문제도 짚었다. 또한 “난자 매매 금지 뿐만 아니라 실비도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태 사회자는 “국제 과학계에서 요구하는 윤리 규범을 따르고 필수적인 요건을 지키지 않아 국제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치명적인 인권 침해 소지를 불렀다”며 이것이 “미안하다 사랑한다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며 “OECD 가입 10년, 경제력 세계 10위의 나라로 발전한만큼 인권 보호 수준도 OECD 국가의 평균 정도로라도 높이는 게 시급하다”는 발언과 함께 토론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