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제3의 언론사’ ‘대리인 윤씨’ 행적 ‘의문’, 중재역 김형태 변호사 “지난달 24일 만남 이후 황교수팀 돌변”

‘제3의 언론사’ ‘대리인 윤씨’ 행적 ‘의문’  
‘PD수첩’-황교수 중재역 김형태 변호사 “지난달 24일 만남 이후 황교수팀 돌변”  

김성완 기자 sabi@mediatoday.co.kr

난자매매 논란이 한창일 무렵인 지난달 24일 오전, 황우석 교수는 <PD수첩>의 줄기세포 검증을 중재하기로 했던 김형태 변호사를 찾았다. 이날은 이틀 전 방영된 <PD수첩>과 관련해 황 교수의 공식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다.

황 교수의 갑작스런 방문은 1주일 전 <PD수첩> 취재팀과 맺은 2차 검증 계약을 상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황 교수는 1차 DNA 검사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과 계약내용을 이행하는 데 따른 고민을 김 변호사에게 털어놨다.

황 교수는 11월17일 김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PD수첩> 취재팀과 만나 적이 있는 터였다. 당시 <PD수첩> 취재팀은 황 교수에게 5개의 줄기세포주 중 2번 세포주와 체세포의 DNA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검증 결과를 알렸다.

이 자리에는 최승호, 한학수PD와 황 교수, 서울대병원 성명훈 기조실장, 황 교수를 도와주고 있다는 신원미상의 윤모씨가 참석했다. 결국 양쪽은 논란 끝에 11월12일과 17일 합의한대로 2차 검증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언론에 검증을 받는 게 자존심 상한다’는 황 교수에게 ‘외부 검증 대신 배아줄기세포 복제를 시연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 때까지만 해도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얘기가 한창 오가던 도중 황 교수는 “MBC에서도 검증을 하고 있으니 권위 있는 다른 언론기관에 부탁해 검증을 부탁하겠다”며 ‘제3의 언론사’에 의한 검증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황 교수 연구팀 소속 관계자도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PD수첩> 취재팀 외에 또 다른 언론사가 이번 논란에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언론사가 어디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양쪽 모두 방송사 1곳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황 교수팀 관계자는 “‘제3의 언론사’와 ‘황 교수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보도하지 않고, 유리하면 보도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해당 언론사가 드러날 경우 또 다른 윤리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예고했다.

황 교수의 태도는 이날 이후 완전히 뒤바뀌었다. 황 교수는 11월28일까지 김 변호사의 요청에 “너무 힘들다. 공동연구팀이 반대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28일 황 교수 대신 윤모씨가 나타나 “2차 검증에 응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이후 <PD수첩> 취재팀은 더 이상 황 교수를 인터뷰하지 못했다.

김 변호사는 “계약서에는 서울대 법의학교실과 다른 기관에 검사를 맡기도록 돼 있었기 때문에 다시 샘플을 받을 경우, <PD수첩> 취재팀 몰래 외국의 법의학 교실에 맡기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황 교수팀의 태도가 돌변한 이유에 대해 그는 “정부와 국정원이 본격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2차 분에 담긴 여러 의혹이 방영됐으면 여론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김 변호사는 이런 점에서 지난 4일 뉴스전문채널 YTN이 <PD수첩> 취재팀의 비윤리적인 취재과정을 공개하기까지의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와 황 교수팀 관계자, <PD수첩> 취재팀에 따르면 윤씨는 자신의 신원은 철저히 공개하지 않았으며, YTN의 안규리 교수 동행취재에도 깊숙이 간여했다고 한다.

입력 : 2005년 12월 07일 02:29:51 / 수정 : 2005년 12월 07일 1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