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보험 ‘뻥튀기 광고’ 많다
홈쇼핑에서 파는 보험에 가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지만 상품에 대한 불리한 내용은 빼고 과장광고를 하는 등 소비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고가 났을 때 광고의 내용을 믿고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와 보험사, 판매사간에 분쟁도 많다.
◇허점 많은 판매=직장인 김모씨는 지난해 여름 홈쇼핑을 통해 ㅎ사 무배당 의료보험(월 보험료 3만5천원)에 가입했다.
당시 홈쇼핑 전화상담원은 CT, MRI, X-레이 검사비 등을 모두 보장한다고 말했지만 최근 내과에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X-레이를 촬영, 보험사에 진료비를 청구했으나 지급거절당했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사무국장은 “마치 모든 질병을 보장하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지만 막상 보장범위가 광고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적어 김씨처럼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소비자관련 단체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건수가 해마다 급증,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홈쇼핑보험 관련 소비자 분쟁건수는 2003년 3건에서 2004년 54건으로 는 데 이어 지난해는 상반기 중 89건을 기록했을 정도다.
가톨릭대 김경자 교수(소비자학과)는 지난 6일 홈쇼핑TV에서 방영된 12개 보험 광고를 분석해 내놓은 ‘홈쇼핑 보험 광고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소비자 문제’ 논문에서 ▲상품의 혜택만 강조되고 보장제한 등 불리한 내용은 자막처리 ▲보장금액에 대해 최고액만 강조 ▲자료출처가 없는 정보제공 ▲기본용어 설명부족 ▲청약철회 등 중요정보 누락 ▲광고의 소멸성 때문에 문제발생 때 입증 곤란 등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김교수는 “보험사 직원과 쇼핑호스트, 전화상담원이 모두 보험판매 모집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과연 보험판매자격을 가지고 있는지, 어느 회사 소속인지 등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홈쇼핑을 통한 보험상품 광고는 ‘생명보험 광고, 선전에 관한 규정’ ‘홈쇼핑보험 관련 자율준수 가이드라인’ 등 자율규제 형식으로 내용이 걸러지고 있지만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판매, 분쟁 함께 크게 늘어=8일 금감원에 따르면 홈쇼핑을 통한 보험판매액은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2003년 1백50억원에서 2004년 1천1백55억원으로 8배 가까이 증가했고, 2005년 상반기 중 1천1백48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홈쇼핑으로 판매되는 보험은 생·손보사 상품 약 40여종.
보험사 직원과 홈쇼핑 호스트가 공동으로 상품광고를 진행하며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면, 전화상담자가 실명확인 후 계약을 체결하는 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할 때보다 통상 보험료가 10~15%가량 싼 데다 소비자로서는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가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현재 가입자 1명을 유치하면 1회분 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보험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중이다.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전화상담원이 반드시 안내해야 할 내용을 담은 ‘표준녹취 스크립트’를 만들고 브랜드 1위상품 등 과장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모범판매규준을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관철기자 ok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