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운동의 황우석사태 대응 솔직히 비겁”
[한국사회포럼] 24일 ‘황우석게이트와 사회운동’ 토론회
조수빈 기자
“황우석 사태와 관련, 진보적 사회운동이 무기력하고 대응에 왜 미비했는가! 2005년 5월에는 거의 모든 사회운동단체들이 침묵했다. 이는 과학기술에 대한 성찰적, 체계적 논의가 부족했고, 보수적 대중운동에 위축되어 기회주의적 태도도 있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한국사회포럼 이틀째이던 24일 ‘황우석게이트와 사회운동’의 토론회, 황우석 사태와 관련 한국사회운동 무기력했다는 한재각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의 쓴소리다.
이날 토론회는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부장의 사회로 진행, 김병수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 강양구 프레시안 기자,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한재각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황우석사태가 황우석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정계, 재계, 언론계, 과학계 등의 동맹에 의한 ‘황우석게이트’ 였음에 동의하고 이후 한국사회에 남겨진 과제 및 교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한국사회운동 비겁했다.
‘도대체 사회운동은 황우석 사태와 관련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던 것일까’ 의문은 커져가고 토론회 종반에 다다르도록 패널들은 황우석 사태와 관련 이미 지난한 토론회에서 나왔던 일반적인 논쟁들만 나오면서 지쳐가고 있을 즈음, 한재각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의 공격적인 문제제기가 터져나왔다. 요는 이번 토론회 주제가 ‘황우석게이트와 사회운동’인 만큼 도대체 사회운동이 왜 무능력했는지에 대해 사회운동 내부에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것.
한재각 정책연구원은 “말할 때 발언해야 하는 것이 사회운동단체의 숙명이며 역할”이라며 “그러나 황우석게이트 사건과 관련 비겁하고, 기회주의적으로 가만히 있어보자는 입장만 보였다. 사회운동 맛 간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 충분하다”고 떨어놓았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김병수 운영위원은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운동의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다”며 “사회운동이 과학기술 관련 관심을 갖지 않으면 황우석 사태는 현재의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 등의 형태로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석균 정책국장은 “황우석 사태가 진실이 밝혀지는데 사회운동의 역할이 있지만 보다 적극적이어야 했다”며 “개인적으로 사회운동진영에서 황우석 교수를 비판하는 것이 노무현 정부와의 이해와 충돌된다는 부담을 느끼고 소극적이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재각 정책연구원은 이번 황우석 사태로 피해를 본 여성 중 한명이라고 자신을 밝힌 청중에 의견에 “이번 황우석 사태의 최대 피해자들은 난치병환자들일 것”이라며 “2004년 256억원이라는 돈이 황우석 교수에게 지원되었는데, 난치병 환자들의 의료비로 지원되는 돈은 이보다도 적다”고 설명하고 “정부가 과학기술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이 될 것이라고 확실치 않은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얼마 전 ‘강양구 퇴출 청원’ 사이트를 본 적이 있다. 시작 10일 만에 4000명의 청원으로 마감되었더라”며 운을 뗀 강양구 프레시안 기자는 “황우석 사태로 한국사회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며 “이와 같은 사건을 제어하는데는 각성한 과학기술자가 필수적이라는 것과 이들과 사회운동이 긴밀한 관계를 갖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이번 황우석 사태와 관련 권력과 자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대중을 동원했다”며 “심지어 조직적으로 진실을 방해하기 위해 정보를 통제, 언론들은 적극적으로 활용당했다”고 주장하며 과학기술계의 적극적인 운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