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저지 싸움, “2라운드 본판 돌입”
270여 개 단체 구성 범국민운동본부 출범
라은영 기자 hallola@jinbo.net
한미FTA 협상 저지를 위한 범국민운동 본부(범국민운동본부)가 28일 출범했다.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싸움이 한미FTA 저지 싸움의 서막이었다면 범국민운동본부의 출범은 본판의 시작인 셈이다.
범국민운동본부는 28일 오전 10시 30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0여개 공대위를 골간으로 270여개 단체들로 공식 출범했다. 또한 범국민운동본부는 향후 뜻을 같이 하는 국민, 개인, 단체를 모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전체회의 진행 중, 범국민운동본부 참가단위와 관련해 공공연맹 소속의 전국병원노동조합협의회(병노협) 참가 결정 여부를 놓고 논쟁이 제기되기도 했다. 병노협에서 참가단체 확인 과정에서 이름 명기가 빠진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박석운 공동집행위원장은 민주노총의 공문으로 인해 이견이 있어 우선 제외됐다고 답하는 등 이와 관련한 논쟁이 어물쩡하게 차기 회의로 유보됐다.
범국민운동본부는 오는 30일 시청각미디어공대위의 ‘미디어는 잠을 깨라’ 토론회, 4월 1일 촛불 문화제, 4월 4일 부터 전국 릴레이 순회 투쟁, 15일 범국민대회, 419 비상시국선언, 5월 4일 한미 FTA 저지 국민농활, 5월 7일 한미FTA 저지 전국 시군구대회, 6월 5일 한미FTA 본협상 저지 원정 투쟁단, 한미FTA 국민보고서 발표, 한미FTA 국제포럼 개최 등을 계획으로 밝혔다.
남희섭 IPLeft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열심히 해보자, 이어지는 결의와 각계 부문의 예상되는 문제들
범국민운동본부는 범국본 사업의 집행을 공동으로 책임지며 주요 단체 및 각 부문대책위 집행위원장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대외협력팀, 조직투쟁팀, 선전홍보인터넷팀, 언론팀, 정책기획팀, 문예팀을 두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특별기구로 정책기획연구단, 국제연대특별위원회, 교육특별위원회, 법률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정광훈 범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FTA는 말이 협정이지 나라의 기간 산업부터, 자연, 물, 의료, 곡물 등 민중의 권리를 상품화 시키는 전략”이라며 “삶의 재앙을 막기 위해 열심히 연대해 투쟁겠다”며 결의를 밝혔다.
이어 각 부분 공동대책위원의 각계 입장 발표가 이어졌다.
김정명신 범국민교육연대 공동대표는 “한국 교육은 제주특별자치도법, 인천 경제 자유구역법, 혁신 도시 등에서 이미 예외 조치로 상당 부분 시장화가 진적되어 있다. 서비스 시장 개방과 맞물려 사회적인 충격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위험성을 경고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아무런 연구 정책 연구도 하고 있지 않아서 문제가 심각하다. 힘껏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인순 보건의료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보건의료 분야는 전 국민의 이해가 걸린 것으로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가 의무적 측면과 WTO에서 조차도 각국 보건-공중 보건을 예외로 인정한 권리”임을 강조했다. 이어 “영리법인화 추진, 건강보험의 붕괴 등은 결국 의료 양극화를 더 극화 시킬 것”을 경고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는 미국 국기가 붙은 넥타이를 자르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김세균 교수학술 공대위 공동대표는 “교수 학술 단체 33개 단체가 가입해 한미FTA 저지투쟁을 위한 이론적 정책적 무기를 마련하는 것”의 목표를 밝히고 “대 자본 대 정부 이데올로기 투쟁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종 문화예술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피해규모와 파급력의 위험성은 상상력이 필요할 정도 일 것”이라며 “문화예술계 답게, 상상력 발휘해서 적극 결합하고 투쟁이 끝내 이길 수 있도록 싸워 나가겠다”고 참신한 아이디어 활동을 예고했다.
아직 공대위가 출범한 것은 아니나 시민단체의 입장을 대변해 참석한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 체결에 남은 임기 올인하겠다 했으니 모든 시민-사회단체들도 저지에 올인해야 하지 않겠나”고 반문하며 “파괴적 양상으로 진행될 FTA가 진행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결의를 밝혔다.
전규찬 시청각 미디어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향해 “FTA 현황을 국민들에게 보도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FTA는 당장 여러분들의 생활을 노리고 있다. 여러분들도 자신을 위해 함께 싸워 달라”며 참석한 기자들의 연대를 호소하기도 했다.
현재 공대위를 준비하고 있는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해 4조 5천억을 챙겨가는 이 상황”을 예로 들며 “증권시장에 22개 종목이 외국인 투자 제한에 걸려있다. 한국전력, KT 등 이런 제한 종목의 소유제한 규제가 풀린다면 론스타와 같은 사태, 투기자본들의 종속화 문제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며 ‘투자란 이름의 투기’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