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멕시코 좌파후보 “집권하면 NAFTA 확 뜯어고쳐”

  
  멕시코 좌파후보 “집권하면 NAFTA 확 뜯어고쳐”  
  ”’12년의 결혼생활’ 재검토”…미국과 통상마찰 불가피  

  2006-06-27 오후 2:41:58    

  
  내달 2일 실시되는 멕시코 대선에서 승리가 점쳐지고 있는 민주혁명당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측이 정권을 잡으면 미국-캐나다-멕시코가 1994년 발효시킨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오브라도르 후보 진영의 핵심 경제브레인 로헬리오 라미레스는 26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NAFTA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농업보조금 문제 제기…자국 농업 보호 조치 강화
  
  라미레스는 NAFTA 발효 이후 12년이 흘러간 점을 들어 “지난 12년간 (미국과의) 결혼생활은 어느 측면에서 멕시코가 잘했고 또 어느 측면에서 멕시코가 잘못했는지를 결혼 파트너들에게 제시할 충분한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라미레스는 이어 “NAFTA에 합당한 주의를 기울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파트너들과 공유하고 싶은 것은 NAFTA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며, 새로운 비전은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문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인식해야만 한다는 사실로부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농업 부문에 보조금을 주고 있는 미국의 정책을 재검토하고 자유무역으로 얻은 이익을 멕시코의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빈농들을 위한 주택을 짓는 데에 분배하겠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 대학 박사 출신의 경제학자로 민주혁명당 집권시 재무 혹은 경제장관으로 발탁될 것이 확실시되는 인물인 라미레스는 “NAFTA에 대해 검토하기에 지금이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라미레스는 “멕시코는 농업 생산물에 대한 관세를 축소하고 보호조치들을 없앴지만 미국은 오히려 강화해 왔다”며 그간의 농업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간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멕시코의 농민들이 NAFTA 규정에 따라 온갖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옥수수, 콩 등 멕시코 농산품 시장 개방 일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오브라도르 후보측은 평등한 협력관계, 지역발전을 위한 보조금 허용, 노동자의 자유왕래, 자국민 해외이민자의 노동·사회·정치 권리 보호 등을 위해 NAFTA에 대한 재협상을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낳아 왔다.
  
  미국 vs 베네수엘라 대리전 양상…박빙 승부 예상
  
  미국은 ‘멕시코의 차베스’로 불리며 NAFTA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보이고 있는 오브라도르 후보가 당선되면 자신들의 턱밑에 또하나의 반미국가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 5명의 후보가 나선 이번 대선은 좌파 성향의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과 집권 우파 국민행동당의 펠리페 칼데론 전 에너지 장관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으나 오브라도가 당선될 것이라는 예측이 더 우세하다.
  
  반면 지난 2000년 대선 패배 전까지 72년동안 멕시코를 집권했던 제도혁명당의 로베르토 마드라조 후보는 25% 안팎의 지지율로 3위에 그치고 있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모두의 선을 위해’란 이름으로 민주혁명당과-노동당-수렴당 3당 선거연합을 구성해 선거에 나서 멕시코 사상 첫 좌파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
  
  타바스코주의 가난한 집안 출신인 오브라도르는 멕시코 시장 재임 기간동안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역사상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으며 보건과 교육의 획기적 개혁을 강조하는 대선 공약으로 지지세를 모았다.
    
  

  황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