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軍, 피난 행렬에 미사일 공격 파장 예고
(티레<레바논>AP=연합뉴스) 이스라엘 전투기가 23일 피난 길에 오른 민간인이 탑승한 미니버스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3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논란이 일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에 의해 소개명령이 내려진 레바논 남부 산악지대 ‘타이리’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70여명의 민간인이 미니버스에 탑승해 지중해 연안도시인 티레 방향으로 12㎞를 이동하던 순간 ‘헬파이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접경 지역 주민들에게 피신할 것을 명령한 뒤여서 피난행렬에 대한 미사일까지 동원한 무차별 공격행위는 향후 국제사회의 비판이 예상되는 등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장에는 레바논적십자사 구급차량이 있었고 미니버스 안에는 다수의 여성과 어린이 등이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호 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미니버스 천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고 앞좌석의 어린이들이 많은 피해를 입어 티레로 후송했다.
적십자 의료진은 당시 미니버스안에는 19명이 탑승해 있었다고 주장했고 생존자들은 “마을 주민들의 피난을 돕기 위해 약간의 사람들이 와서 피신을 도와줬다”고 강조했다.
남부 레바논에서 활동중인 유엔 평화유지군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북부로 향하는 간선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제지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니버스 미사일 공격은 이스라엘 주장과는 달리 탑승객과 이동방향에 무관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적십자 대변인은 남부도시인 엘-클라일에서 적십자 구급차량을 향해 미사일 공격이 이뤄졌으나 다행히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적십자 구호차량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택시를 타고 현장에 접근하던 ‘알-자라스’ 잡지 사진기자 라얄 나지브(23)가 미사일 유탄에 맞고 사망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헤즈볼라간 무력공방으로 23일 현재까지 레바논측에서 381명이, 이스라엘측 36명이 각각 사망했고 이중 나지브는 최초로 희생된 언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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