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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 접촉서 극적 타결..협상 탄력
美, 약제급여조정委 패널참여 요구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기자 =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에서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우리측의 `의약품 건강보험 선별등재 방식’(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인정, 도입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우리측의 약값 적정화 방안인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인정하는 대신 `약값 수준’과 `등재목록’을 최종 결정하는 위원회에 자국 위원의 참여, 의약품 관련 법규의 입법예고 기간 연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의 난제가 해소됨에 따라 오는 9월초로 예정된 한미 FTA 3차 본협상은 `상품.농산물.서비스.투자 분야의 개방.유보안 교환’ 등 계획된 일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한미 FTA 의약품.의료기기 분야 협상에 참여한 정부 부처의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2차 본협상 마지막날인 지난 14일 비공식 막후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중인 의약품 건강보험 선별등재 방식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 마지막날 한미 협상단 양자와 보건복지부 등 3자간 막후교섭을 통해 `건강보험의 개혁을 위해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반드시 도입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하고 이해를 구했으며 결국 미국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반대가 완강했으나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지가 워낙 강해 결국 우리 뜻대로 관철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 도입에 따른 미국측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약제급여조정위원회에 미국측 패널 참여, 입법예고 기간의 연장 등 미국측의 예상되는 요구사항을 일정부분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건복지부에 전달, 역시 양보를 얻어냈다”고 전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당초 예상과는 달리 입법예고 기간을 20일이 아닌 60일로 연장한다고 공표했다.
또 박인석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기획팀장도 같은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제성을 평가한 뒤 최종적으로 약값을 결정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약제급여조정위원회’에 미국 제약업계 관계자를 참여시켜 논의하도록 할 생각”이라며 미국측 요구사항이 일정부분 수용됐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미간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 합의에 대해 한미 FTA 협상을 총괄하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다만 통상교섭본부의 한 관계자는 “2차 본협상 마지막날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가 밝힌대로 정부는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 도입을 통한 건강보험 개혁을 변함없이 추진할 계획”이라며 “향후 개혁 과정에서 특별한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한미간 합의를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협상에서 미국측이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 수용에 따른 대체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있으며 정부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ija0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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