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약 생산중단 움직임…’포지티브’ 반발
제약, 생산원가 이하 품목…정제 50원 등 자체기준 마련
제약회사들이 저가의약품에 대한 생산중단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복지부의 포지티브 도입 움직임에 반발해 보험약가가 생산원가 이하인 저가약들에 대한 품목 구조조정 계획을 제약회사별로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제약 약가담당자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약가를 공히 20%씩 인하하겠다는 정부 방침대로라면 지금까지 손해보면서 생산해 온 저가약들을 더 이상 시판할 명분이 없다”며 “업체들도 철저한 원가분석 개념하에서 드랍(drop)시킬 의약품은 과감히 드랍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휴가기간 동안 1,000T에 9,000원하는 의약품 주문이 들어와 택배로 보냈는데 택배값 빼고 나면 사실상 남는게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저가약 생산에 대한 납득할만한 명분을 찾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제약사들이 생산중단을 고려하는 약가기준은 ▲50원 미만의 정제·캡슐제 ▲500원 미만의 주사제 ▲cc당 15원 미만의 시럽제 ▲수액제 등이다.
B제약사 개발담당자는 “약가를 일률적으로 20%씩 인하하게 되면 전체적인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인 저가약들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업체별로 품목구조조정 차원에서의 저가약 생산중단 움직임이 실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초·필수의약품 사업부문을 유지하고 있는 모 제약사의 경우 사업 자체를 포기하기로 내부적 결정을 이미 내렸다는 것이 B제약 관계자의 증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퇴장방지의약품 목록이 재정비되는 등 과도시점을 이용해 저가약과 향정·마약 등에 대한 생산중단을 자연스럽게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C제약사 약가담당자는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제약사들이 저가약 생산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원가를 보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저가약 퇴출은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팜 박찬하 기자 (chpark@dreamdru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