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늦어지는 내막은?
타이슨 푸드ㆍ카길 등 초국적 기업, 뼈 조각 문제 해결될 때까지 선적 보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어 그 내막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11일,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을 무릅쓰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를 승인했다. 그러나 농림부가 수입재개를 승인한 지 한 달이 넘도록 미국산 쇠고기는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10월 13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국정감사에 대비하여 농림부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 제출한 「농정추진현황보고」(2006.10.13)에 따르면, “미국 수출작업장 승인이후 아직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실적이 없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미국업계는 뼈조각이 광우병 위험과 무관하므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뼈조각 문제 해결 전까지 본격적인 선적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3일자 ‘노컷뉴스’는 “우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수입조건 완화를 추가 요구하며 또다시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미국측은 최근 서한을 통해 한국으로 수출될 미국산 쇠고기에 작은 뼈 조각이 포함되는 것은 허용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는 것이다.
농림부의 국정감사 자료에서는 미국측이 보낸 서한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미국업계만 쇠고기 수출 선적을 보류하고 있는 것처럼 왜곡ㆍ축소보고를 하고 있다.
7월 5일 미국의 경제통신사 ‘다우존스 뉴스와이어’도 (지난 5월) 현지점검 때 문제점이 드러난 타이슨푸드나 카길과 같은 미국의 대규모 쇠고기 수출업체 관계자들이 “작은 뼈조각조차도 전혀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타이슨 푸드ㆍ카길 등 초국적 독점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미국 정부는 한미 FTA 협상에서 40%에 이르는 쇠고기 수입 관세를 철폐하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농림부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등뼈와 같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포함되면 미국산 쇠고기 전체 수입이 중단시킬 예정이다. 또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아닌 부위의 뼈조각 등이 포함돼 있을 경우 해당 쇠고기 수출작업장만 수입을 중단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농림부의 이러한 방침은 특별히 강화된 조건이 전혀 아니다. 대만과 홍콩 등이 우리와 똑같은 수입조건인 ‘30개월 미만의 뼈없는 살코기’를 수입하고 있으며, 광우병 위험부위가 아닌 뼈조각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 해당 쇠고기 수출작업장만 수입을 중단시키고 있다.
생산자ㆍ소비자ㆍ환경ㆍ보건의료ㆍ수의사 등 시민사회단체와 국민들은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쇠고기 수입을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관세철폐와 뼈를 포함한 부위와 내장까지 수입하라는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타이슨 푸드ㆍ카길 등 초국적 독점기업과 미국 정부의 요구에 한국 정부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