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저출산 탈출 전쟁중] 日, 미취학아동 의료비 전액 무료
일본은 지난 6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신신 엔젤플랜’을 발표하고 적극적인 출산 지원에 나섰다. 사진은 도쿄 미나토구의 구립 와카나와유치원. /도쿄=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
세계 각국이 ‘저출산과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급격한 출산율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아시아 각국과 러시아 동유럽 국가들은 물론이고 프랑스 스웨덴 독일 등 비교적 안정적인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 선진국들도 출산율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출산율 저하는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국민들의 연금부담을 높이는 등 세대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저출산 위기 탈출을 위한 새로운 정책 개발 노력과 함께 과감한 재정 투입,출산·보육 친화적 사회환경 조성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초부터 저출산 위기를 감지하고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엔젤플랜(1995~1999년) △신엔젤플랜(2000~2004년)등의 출산장려 정책을 펴왔으나 신통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출산율은 지난해 급기야 1.25명까지 떨어졌다.
일본은 이에 따라 지난 6월 출산지원책을 강화한 ‘신신 엔젤플랜’을 발표하고 출산율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올해부터 아동수당(둘째 아이까지는 각각 월 5000엔,셋째 아이부터는 1만엔) 지급대상을 ’3살 이하 자녀를 가진 가정’에서 ‘초등학교 아동 가정’으로 대폭 확대했다.
미취학아동의 의료비는 전액 무료 지원키로 했다.
의료비중 본인 부담액은 20~30%다.
불임부부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현재는 배란촉진제에 의한 약물요법 등의 불임치료는 보험이 적용되지만 ‘생식보조의료’로 불리는 체외수정 방식의 불임치료는 전액 자기 부담으로 돼 있다.
한편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8월 일본의 출생신고 건수는 9만8276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001명(3.1%) 늘어났으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출산아 수가 6개월 이상 계속 높아지기는 12년 만의 일이다. 일본 내각부 소자화·고령화대책팀의 마쓰다 마사노부 과장은 “앞으로 출산지원과 함께 양성평등적 사회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교국가권인 싱가포르도 지난해 출산율이 1.24명까지 떨어지면서 저출산 위기 의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저출산이 사회 문제화된 것은 1976년부터.1970년 출산율이 3명대였던 것이 절반 이하로 30여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싱가포르 정부는 한때 그 대책으로 우생학적으로 뛰어난 여성(고학력 여성)을 중심으로 출산율을 높인다는 이른바 ‘선택적 출산증가책’을 썼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01년 들어서야 출산 보너스와 감세 인센티브 정책 등 대중적인 출산장려 정책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2억달러의 세금 감면과 보조금,1억달러 이상의 출산 보너스가 지원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6월까지 출생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0명 증가했다.
싱가포르=장규호·도쿄=박수진 기자 danielc@hankyung.com
입력시간: 12/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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