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커틀러 “車.의약 부정적신호 아니다
“7차 협상까지 고위급간 굉장히 많은 활동 있을 것”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을 마친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19일, 자동차와 의약품 분야의 협상내용을 발표하지 않는다고 해서 부정적 신호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롭고 강렬한 분위기가 있다”고 한미FTA의 타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커틀러 대표는 이날 한미FTA 협상장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7차 협상전까지 실무진, 수석대표, 고위급간에 굉장히 많은 활동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무역구제 자동차 의약품과 관련, “수석대표간 논의가 진행됐으며 의약품과 자동차 분야에서 좀더 많은 진전을 기대했다”면서 “오늘 (내용을) 발표하지 않는다고 해서 부정적인 신호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 7차 협상까지 많은 숙제가 있으며 이는 상관들과 검토, 논의할 아이디어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측이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 개선과 약가 적정화 방안 및 신약 특허 보완 등 미측의 요구를 반영한 양보안을 제시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그는 무역구제에 대해 “한국측의 추가 제안을 기대하며 추가 제안이 나오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측이 반덤핑 절차 개선을 관철하기 위한 수정안은 제시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커틀러 대표는 우리측의 협상전략 문건이 유출, 공개된데 대해 “김종훈 대표의 유감 표명에 동의하고 저도 그런 입장이 되고 싶지 않다”면서 “다만, 해당 문건은 한국이 협상에서 발휘할 수 있는 유연성과 미국이 예상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저에게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쇠고기 수입과 관련, “FTA를 위해 (한국) 쇠고기 시장의 완전한 재개방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한국측과 어떤 제안을 놓고 논의중이며 가능한 빠른 시일내 관련 회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커틀러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반적 협상진전 상황은.
▲이번 주 김종훈 대표와 보냈던 시간이 이전 협상에서 보냈던 모든 시간보다 많았다. 김 대표와 함께 여러 문제들이 해결되도록 노력했고 이는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양측 모두 FTA협상에 얼마나 많은 것이 걸려있는지 잘 인식하고 있다.
–어떤 영역에서 진전이 있나.
▲상품관세에서 미국은 19억 달러 상당의 500개 이상 품목에서, 한국은 16억달러에 이르는 650여개 품목에서 관세 양허안을 개선하는 데 동의했다. 양측은 또 민감한 품목이 포함된 기타품목중 50%를 10년 이내 관세철폐 품목으로 옮기는 데 동의했다.
— 농업 등 기타분야 진척상황은.
▲비민감 품목과 함께 쇠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원예류 등 민감품목도 논의됐다. 환경에서는 중요한 진전이 이뤄져 더 이상 많은 이슈가 남아있지 않다.
–무역구제 등 핵심쟁점의 논의결과는.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 등은 수석대표차원으로 논의가 오갔다. 의약품, 자동차에서 좀 더 많은 진전을 이루기 바랬지만 획기적 진전을 발표하지 않는다고 해서 (협상체결에) 부정적 신호로 간주해서는 안된다.
워싱턴에 돌아가면 다음 협상까지 많은 숙제가 있으며 이는 좋은 신호다. 워싱턴에서 상관들과 검토, 논의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고, 이는 이번 주에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다음 협상까지 실무급과 수석대표급, 고위급 차원에서 협의가 이뤄질 것이다. 앞으로 굉장히 바쁠 것이다.
–한국측이 내놓을 새로운 무역구제 개선안이 또 법 개정을 필요로 한다면.
▲협상은 계속되고 있고 추가제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추가제안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의회 보고서에 돼있다.
–쇠고기 문제에서 양측간 차이점은.
▲쇠고기 문제는 FTA와 별개지만 FTA를 위해 완전한 재개방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그리고 현재 한국측과 빠른 시일내에 쇠고기 문제를 다루는 만남을 갖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이 무역구제법은 못 고치겠다면서 쇠고기 전면 개방을 요구하는데 이런 상태에서 협정이 체결되면 불평등 협정 아닌가.
▲협상에서 어려운 이슈가 있다는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상대방의 우려사항과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능한 최선의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마음이 있어야 한다.
미국이 무역구제 관련법 개정을 못하겠다고 하고 한국은 의약품 제도개선을 못하겠다는 것만 보면 협상 상황이 부정적이지만 성공적 FTA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8차 협상의 가능성은. 그리고 핵심쟁점은 3월말 시한을 넘겨도 협상 가능한지.
▲저와 김 대표는 분과장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쟁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노력했다. 어떤 이슈가 실무진 차원에서 협상될 수 있는 지, 어느 것이 수석차원 또는 그 이상으로 격상돼야 하는지 이해도를 높였다.
8차 협상에 대한 아무런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다. 그리고 앞으로 작은 규모의 비공식적 회의가 여러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역구제와 자동차에서 진전발표가 없는데 무엇을 근거로 부정적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지.
▲이 쟁점들은 민감한데다 미국으로 돌아가 이해당사자들과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많은 생각과 논의가 필요하며 무역협상에서 이런 쟁점들은 협상 막바지에 논의되고 해결되는게 일반적이다. 협상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국측 협상전략 보고서가 유출됐는데 읽고 도움이 됐나.
▲ 김 대표가 전략 누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는데 저도 그렇다. 무역협상가로서 저도 그런 상황을 겪고 싶지 않다. 만약 미국측에서 협상 전략이 언론에 유출됐다면 그 피해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같은 사건의 여파를 과장해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문건 내용은 미국이 예상 가능한 것들이다. 이런 문건이 누출된다고 저한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전반적으로 협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핵심 쟁점에 절충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는지.
▲나는 여전히 협상에 대해 낙관적이다. (협상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될까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수석협상대표로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