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독자서평 죽음의 향연 (박지욱/신경과 전문의/제주시 노형동)

[독자서평] 죽음의 향연 / 리처드 로즈

부산일보 2007.04.21 (토) 오후 12:42

박지욱/신경과 전문의/제주시 노형동.

□죽음의 향연 / 리처드 로즈

1985년 영국에서 광우병 사태가 일어났다. 그 원인으로 소해면상뇌증(BSE)이 지목됐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반추동물(소·양)의 육골분으로 만든 사료를 먹인 게 화근이었다. 이 사료에는 BSE에 걸린 소나 양의 사체가 원료로 쓰였다. 소에게 이런 몹쓸 것을 먹인 이유는 바로 경제성 때문이다. 콩이 너무 비쌌던 것이다. 영국의 광우병 사태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것이 단지 축산업만의 문제일 거라 여겼다. 하지만 오판이었다. 현재까지 25개 나라에서 BSE가 발견됐고, 147명이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에 걸렸다. 이 책을 곰곰히 읽노라면 한·미 FTA 협상, 수입 소고기 파동, 동물성 사료, 고기에 대한 인간의 탐욕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vCJD 파동이 한창일 때 나온 책이지만 앞으로 10년을 정확히 내다보고 있는 작가의 예지력이 놀랍다. 육식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FTA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의 문제점을 제3자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책이다.

박지욱/신경과 전문의/제주시 노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