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美쇠고기 잇단 뼈 검출 ‘그럴 만한 이유 있다’

美쇠고기 잇단 뼈 검출 ‘그럴 만한 이유 있다’

또 뼈있는 美 쇠고기..한국 수입조건 어떻기에?

하루만에 또 美 쇠고기 갈비뼈 검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검역이 재개되자마자 통뼈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미국측 검역 시스템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있다.

열악한 노동 조건에 따른 도축 노동자들의 높은 이직률과 오염된 작업장 등 ‘그럴만 한’ 작업 환경 때문이라는 것이 안팎의 공통된 지적이다.

미국의 도축 위생 관리는 1906년 제정된 연방식육검사법(Federal Meat Inspection Act)에 따라 연방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도축과 검사 등 축산물위생관리가 농무부(USDA) 식품안전검사청(FSIS)의 지도 하에 체계적으로 관리돼 오고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도축장의 열악한 작업 환경과 검사의 소홀 등으로 쇠고기의 안전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면서 미국 현지에서도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일례로 뉴욕 타임즈는 2002년 3월 31일자 심층 기획 기사 ‘Power Steer’에서 미국의 심각한 도축 위생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1시간에 3~400마리 ‘기록적’ 도축, 위험 물질 통제 불능…검사관 문제 삼다 해고

이 기사에서 식품전문가 에릭 쉴로서(Eric Schlosser)는 “미국의 도축장은 속도면에서 특징이 있다”며 “1시간에 3-400 마리를 도축하는 작업장들이 많은데 이는 외국의 다른 도축장들보다 2배나 빠른 속도”라고 증언했다.

그는 특히 “노동자들이 빠른 속도로 작업을 하다보면 소 사체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위험 물질들이 고기에 튀어 오염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 작업장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2004년 일본을 방문한 타이슨 푸드사 노동조합 관계자들도 “많은 노동자들이 가혹한 노동 조건 때문에 자주 이직하는 바람에 도축작업에 익숙하지 않다”며 “특정 위험 물질(SRM)의 적절한 분리제거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내 도축장의 이 같은 실태를 문제 삼던 15년 경력의 여성 검사관 패스티 맥키(Pasty Mckee)는 결국 회사측으로부터 해고당하자 농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녀는 미국 공영방송인 PBS와의 인터뷰에서 “위반을 발견해 시정을 요구하면 위반사실을 보고하지 말거나 축소하라는 압력을 여러 차례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가혹한 노동환경, 높은 이직률, 숙련도 저하…日의원, ’37곳 전부 위반’ 기록 공개

이 같은 현실은 지난해 12월, 일본 국회 카미 토모코(紙智子) 참의원의 미국 현지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드러났다.

토모코 의원은 미 농무부의 광우병 위반 기록을 입수해 대일본 수출용 작업장 37곳 전부가 최소한 한 차례에서 많게는 15차례씩 광우병 관리 조건을 위반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처럼 미국 안팎에서 도축장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우리 정부도 지난 5월, 카길과 타이슨 푸드 등 37개 미국 현지 작업장에 대해 실사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측의 사전 허가를 받고서야 현장을 방문하는, 이른바 군대 내무반 점검식의 현장 방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정부는 그 뒤 이들 작업장 전부에 대해 수출 허가를 내줬고 그 뒤 통뼈 등이 잇따라 발견되자 이 가운데 5 곳에 대한 수출 작업장 승인을 번복했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우리정부는 뼈나 광우병 위험 물질(SRM)이 발견되면 검역과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공문까지 미국대사관에 보낸 바 있다. 그럼에도 이를 스스로 지키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 건강과 검역 주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CBS경제부 권민철 기자 twinpine@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