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등 7곳 초ㆍ고 급식에 美 쇠고기…군대, 병원은?
총 3톤 대부분 위탁 급식에서 쓰여…소비자 ‘충격’ 클 듯
2007-10-16 오전 10:19:13
’인간광우병(cCJD)’ 감염 위험이 큰 미국산 쇠고기가 인천, 울산, 경기 지역의 초등학교, 고등학교 학교 급식에 공급된 사실이 공식 확인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조사는 서울, 경기 등 8개 지역 소재 4576곳 학교만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전국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학교 급식에 더 널리 쓰였을 가능성도 크다.
울산, 인천, 경기 등 7곳 학교 급식에 美 쇠고기 쓰여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홍문표 의원(한나라당)이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 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광주, 대구, 울산, 부산 등 8개 지역 7곳 학교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학교 급식에 사용했다. 이렇게 사용된 미국산 쇠고기는 총 3105킬로그램(㎏)이다.
학교별로 보면 울산 S초등학교(10㎏), 인천 D고등학교(1863㎏), 경기도 부천 S고등학교(4㎏), B정보산업고등학교(7㎏), 수원 Y고등학교(641㎏), Y여자고등학교(460㎏), 일산 I공업고등학교(120㎏) 등이다. 특히 인천 D고등학교는 올해 학교 급식에 쓰인 쇠고기를 모두 다 미국산을 사용했다. 이들 학교는 S초등학교를 제외하고 모두 위탁 급식을 실시하는 학교다.
홍문표 의원은 “광우병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학교 급식에 사용한다는 것은 청소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앞으로 갈비까지 수입할 경우 이윤 추구를 최우선으로 하는 급식업체의 미국산 쇠고기 사용은 더욱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급식에 미국산 쇠고기가 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 학교, 군대, 경찰, 병원 조사하면…美 쇠고기 사용 더 늘어날 듯
한편 이와 관련해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은 “광우병 감염 위험이 큰 미국산 쇠고기가 학교 급식 등 단체 급식을 통해 유통되고 있음이 공식 확인됐다”며 “전국 학교, 군대, 경찰, 병원 등 단체 급식 전체의 미국산 쇠고기 사용 실태를 확인한다면 원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온 국민의 수는 더욱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기갑 의원은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이미 지난 5월 17일 여야 의원 19명을 대표해 학교 급식에도 급식에 쓰인 쇠고기와 같은 먹을거리의 원산지를 표시하는 내용이 포함된 ‘학교 급식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며 “그러나 이 법은 국회 교육위원회의 늑장으로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기갑 의원은 “보건복지부 역시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으면 안 된다”며 “급식업체 눈치 보기에 급급하지 말고 즉각 단체 급식을 하는 곳의 고기, 곡물에 원산지 표시제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고기의 원산지 표시는 100㎡ 이상의 음식점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의 굴욕적 통상 정책에 책임 있어
광우병 감염이 큰 등뼈가 두 차례 발견되는 등 잇따른 수입 위생 조건 위반에도 수입 확대를 강행하는 정부도 비판을 면치 못 했다. 홍문표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2006년 10월부터 올해 10월 5일까지 수입 위생 조건 위반 사례는 모두 577건으로 총 검역 건수 955건의 60%에 달했다”며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했다.
강기갑 의원도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광우병 감염 위험이 큰 미국산 쇠고기가 노출되는 등 사태가 이 지경이 된 일차적인 책임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굴욕적인 통상 정책으로 수입 결정한 정부에게 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수입 위생 조건을 더 완화하려하니 참으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영국에서는 인간광우병으로부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강변해온 존 검머 전 농림부 장관 친구의 딸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존 검머 전 장관은 1990년 네살배기 딸과 TV에 출연해 쇠고기의 안전함을 홍보했던 당사자다. 임상규 농림부 장관도 최근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이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강양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