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문국현 “美 쇠고기 반대는 미국 업자 차별하는 것”

문국현 “美 쇠고기 반대는 미국 업자 차별하는 것”  
  [대선 후보 美 쇠고기 입장 보니] 李ㆍ鄭 ㆍ文 “찬성” vs 權 “반대”  

  2007-11-05 오후 12:25:19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새삼 대선 후보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주요 후보 가운데 국민 건강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후보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유일하다.
  
  문국현 “美 쇠고기 반대는 미국 업자 차별하는 것”
  
  <한겨레>는 5일 문국현 후보가 <한겨레>-참여연대가 공동으로 기획한 ’100인 유권자 위원회’와의 토론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주장은) 과잉 반응”이라며 “다른 나라에는 관대하면서 그쪽(미국)에만 그러냐”고 미국산 쇠고기 찬성 입장을 밝힌 사실을 보도했다.
  
  문 후보는 “불신을 갖고 있으면 한이 없다”며 “아직 미국 국민이 ‘(인간)광우병’에 많이 걸렸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업자와 미국 업자의 싸움에서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업자 편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언급과 관련해 ‘국민 건강을 위한 수의사 연대’ 박상표 정책실장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를 단순히 장사꾼의 논리로 재단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라며 “광우병 ‘청정’ 국가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쇠고기와 광우병 위험이 ‘큰’ 미국 쇠고기를 똑같이 비교하고 있으니 이 중요한 문제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 잘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박 실장은 “상품 교역의 논리와 위생 검역의 문제는 항상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이 둘 중 무엇을 우선에 놓느냐가 사익을 위하는 장사꾼과 공익을 위하는 정치인을 가늠하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정도의 구분조차 못하는 문 후보가 과연 대선 후보로 적당한지 따져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명박ㆍ정동영도 “美 쇠고기 수입 찬성” 한목소리
  
  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찬성 입장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도 마찬가지다. 정동영 후보는 지난 29일 한국방송(KBS) 1TV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 출연해 “국민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을 ‘광우병 위험 통제국’을 인정한 만큼 (뼈째 수입하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의 나경원 대변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찬성하는 만큼 미국산 쇠고기도 수입하자는 게 이 후보의 입장”이라며 “단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대선 후보 중에서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만이 유일하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권 후보 측은 문 후보의 언급과 관련해서도 “미국에서도 확진된 ‘인간광우병(vCJD)’ 환자 수는 적지만 증상이 똑같은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늘었고, 그 중 상당수는 인간광우병 환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권 후보 측의 설명은 사실이다. 미국의 알츠하이머병 사망자는 1979년 653명에서 2002년 5만8785명으로 급증했다. 이 환자 중 5~13%가 알츠하이머병과 증상이 비슷한 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CJD)로 판명됐다. 그러나 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은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 당 1명만 발견되는 희귀병이다.
  
  미국의 콤 켈러허 박사는 국내에 소개된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그리고 숨겨진 치매>(김상윤‧안상수 옮김, 고려원북스 펴냄)에서 “이렇게 미국에서 급증하는 크로이츠펠트병의 원인은 바로 인간광우병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미국은 인간광우병의 치명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한 이해만 놓고 따져본다면 문국현 후보는 거론되는 후보 중에서 제일 관심도, 이해도가 떨어진다. 박상표 실장은 “기존의 정치인은 한나라당, 통합신당, 민주노동당과 관계없이 국회에서 이 문제가 계속 중요하게 거론된 탓에 최소한 사실관계라도 파악하고 있다”며 “문 후보 측은 그나마 이런 준비도 안 돼 있는 것 같아서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문 후보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는 광우병이 한 번도 발병하지 않아서 국제적으로 국제수역사무국(OIE)도 인정한 ‘광우병 청정 국가’라는 사실도 모르는 듯했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둔 듯 문 후보도 계속 “모르겠다”를 반복했다. 다음은 문국현 후보가 ’100인 유권자 위원회’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놓고 토론한 내용 전문.
  
  - 이옥수 : 인터넷을 아무리 찾아도 궁금한 부분에 대한 공약이 없어서, 이 자리에서 꼭 질문하고 싶다. 대통령이 되면 소파(SOFA, 주한 미 주둔군지위협정)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수입 쇠고기에 대해 관심이 높은데, 광우병 문제로 인한 미국의 압력을 어떻게 견디실 것인지 묻고 싶다.
  
  ”잘 모르는 분야다. 수입 쇠고기는 저희가 너무 과잉반응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호주나 뉴질랜드산 고기를 얼마나 수입하는지 알면, 호주와 뉴질랜드 업자와 미국 업자의 싸움에서 호주와 뉴질랜드 업자 편을 들어주는 것이다. 그쪽 편이지, 그렇다고 수입량 자체는 안 준다. 광우병 발병 여부를 보면 호주나 뉴질랜드, 영국 소는 안그러냐. 아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 관대하면서 그쪽(미국)만 그러나. 왜 우리는 그쪽에만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닌지. 불신을 갖고 있으면 한이 없다.”
  
  - 이옥수 : 쇠고기 검역소에 가겠다고 하면 미국에서 못가게 한다. 그건 불균형한 것 아니냐.
  
  ”그건 가시도록 하면 된다. 그런데 그런 불신을 갖고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보고. 제도적으로 요구하다 보면 안들어주진 않는다. 팔려고 하는건데. 서양 사람들은 고객중심적이라 문서화해서 요구하면 듣는다.”
  
  - 이옥수: 미국 소 오염사태 텔레비전에서 본 적 있다. 닭, 돼지를 되먹이는 경우, 그래서 광우병 발병한다는 걸 봐서 믿을 수 없다. 투명한 그런 거. 전문가들이 볼 수 있는 게 필요하다.
  
  ”글쎄… 미국 분들이 얼마나 광우병에 희생되고 있는지… 답변이 어렵다. 저는 아직 미국 국민이 광우병 많이 걸렸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상황을 잘 모른다. 소파는 국제적 표준에 따라 가도록 해야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 같다. 미국이 한국에만 군 주둔하는 게 아니고 전세계에 많이 주둔하고 있다. 이 중 상당부분이 자주국방과 동맹이다. 자주국방만으로는 국가 국방 어렵다.
  

  강양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