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우리나라 비만율 OECD 국가 중 가장 낮아

우리나라 비만율 OECD 국가 중 가장 낮아
남성 흡연율은 최고, 여성 흡연율은 최저
`2007년 OECD 헬스데이터’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우리나라 국민의 비만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에서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국 남성의 흡연율은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배성일 연구원이 `2007년 OECD 헬스 데이터’의 통계자료를 이용해 비교, 분석한 `OECD 헬스 데이터를 통해본 한국의 보건의료 현황’이란 연구논문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위험요인을 살펴본 결과, 폐암발병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최근 들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2005년 남성 흡연율은 46.6%로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여성 흡연율은 4.6%로 최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남성 폐암 사망자는 2004년 기준으로 남성인구 10만 명 당 66.3명으로 OECD 평균 57.6명 보다 높았다.

   배 연구원은 “따라서 현재 국내의 높은 흡연율로 볼 때, 남성 폐암 사망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앞으로 흡연에 의한 국민건강피해를 막고 각종 질병으로 인한 국민의료비 상승을 막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금연정책을 마련해 흡연율 낮추기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비만율은 2005년 기준으로 3.5%로 OECD 13개 국가들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 비만율은 14.6%이다.

   비만율은 멕시코 30.2%, 영국 23.0%, 룩셈부르크 18.6%, 캐나다 18.0%, 체코 17.0%, 핀란드 14.1%, 독일 13.6%, 덴마크 11.4%, 스웨덴 10.7%, 네덜란드 10.7%, 이탈리아 9.9%, 노르웨이 9.0% 등의 순으로 높았다.

   이에 대해 배 연구원은 “우리나라 국민의 비만율이 낮은 이유는 OECD 국가들 중에서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하고 비만을 야기하는 설탕과 지방 소비가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1인 당 연평균 과일과 야채 섭취량은 275.1㎏으로 OECD 29개 국가들 중 그리스(422.7㎏), 터키(338.1㎏), 이탈리아(309.3㎏), 포르투갈(297.2㎏)에 이어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국민 1인 당 연평균 설탕 섭취량은 36.9㎏으로 OECD 29개 국가들 중 9번째로 적고, 하루 평균 지방 섭취량은 83.1g으로 OECD 29개 국가들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거환경 개선, 의료기술 발전, 공공건강정책 추진 등에 힘입어 다른 OECD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기대수명도 1960년 52.4세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5년에는 78.5세로 OECD 평균치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27개 국가들 중에서 기대수명이 높은 국가로는 일본(82세), 스위스(81.3세), 아이슬란드(81.2세), 호주(80.9세), 스웨덴(80.7세) 등이었다.

   우리나라 영유아 사망률(출생 1년 이내 발생한 영유아 사망자수로 출생 1천 명 당 사망자수로 정의)은 1970년 45명에서 1981년 17명, 1991년 10명, 그리고 가장 최근 자료인 2002년에는 5.3명으로 감소하는 등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준은 크게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2005년에 주관적 건강상태(국가마다 개인 건강상태를 `매우 좋음’,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 등 5가지 상태로 조사해 좋음 이상 응답한 인구비율을 측정한 것)가 양호하다고 응답한 인구 비율은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47.4%로 OECD 15개 국가 평균인 69.5%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의료비 비율은 6.0%로 OECD 25개 회원국들 중에서 가장 낮지만, 주어진 국민경제수준(1인당 GDP)에 비춰서는 OECD 국가들의 보건지출 수준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배 연구원은 말했다.

   또 우리나라의 2005년 국민의료비 대비 공공보건지출 비율은 OECD 25개 국가들 중 그리스(42.8%), 멕시코(45.5%)에 뒤이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평균 72.1%와 비교할 때 20%포인트 정도 낮은 수치다. 반면 우리나라의 국민의료비 대비 본인부담 비율은 37.7%로 OECD 22개 국가들 중에서 멕시코(51.2%)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와 함께 2005년 우리나라의 국민의료비 대비 의약품 지출 비율은 27.3%로 OECD 21개 국가들 가운데 슬로바키아(31.9%)와 폴란드(28.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배 연구원은 “이는 OECD 평균인 17.4%에 비해 10%포인트 정도 높은 수치로 향후 다양한 의약품 정책을 통해 의약품 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2005년 우리나라 인구 1천 명 당 의사수는 1.6명, 간호사수는 1.9명 등으로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한국의 급성기 의료병상수는 인구 1천 명 당 6.5개로 OECD 평균인 4.1개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생존 태아 1천 명 당 제왕절개 건수는 2004년도 기준으로 352.3건으로 OECD 22개 국가들 중 멕시코(379.0건), 이탈리아(374.5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