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논쟁…”부작용 우려” vs “투여량 적어 안전”
성형ㆍ피부과醫 “투여량 훨씬적어 더 안전”
건약회 “부작용 우려, 치료에만 사용해야”
약사들이 만든 시민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회)’가 성형 목적 보톡스 주사 사용을 경고하고 나섰다. 보톡스는 치료 목적으로 허가받았기 때문에 성형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하며 유럽 미국 등에서는 부작용도 경고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성형외과와 피부과 의사들은 보톡스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미용 목적 처방 용량은 치료용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쳐 오히려 안전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건약회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 차원에서 매달 한 차례 이상 의약품 적색경보를 발령할 계획인데 15일 적색경보 1호로 보톡스를 선정했다.
건약회가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보톡스가 허가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것. 보톡스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늄’이란 세균이 분비하는 독소로 만든 것으로 국내에서는 안검경련(눈 주변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거나 비정상적으로 눈을 깜빡거리는 질환)이나 사시 개선 등의 목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았다는 게 건약회 설명이다.
건약회는 안정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건약회는 성명서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보톡스 제제가 호흡 곤란, 사망 등의 중대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음을 언급하며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유럽연합(EU)도 회원국 의사들에게 부작용에 대해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선 성형외과의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현 박현성형외과 원장은 “미국에서 보고된 17건의 부작용 사례는 모두 치료 목적 시술에서 발생했으며 미용 목적 시술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미용 목적 보톡스 시술은 처방 용량이 치료 목적의 10분의 1에 불과해 호흡 곤란, 사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보톡스가 미용 목적으로 허가받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박 원장은 “정부가 허가한 약품의 구체적인 처방은 의사의 고유한 권한”이라며 “미국에서도 미용 목적 허가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주름 제거 등 미용 목적으로 처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학규 테마피부과 원장도 “미용 목적 보톡스는 극소량을 쓰고 피부 바로 아래 표정 근육에만 작용한다”며 “특히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근육이 원래 기능을 자연 회복하기 때문에 미용시술 중에서도 보톡스는 가장 안전한 편”이라고 주장했다.
[노원명 기자 / 김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