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반중국 독립시위 격화…수도 라싸 ‘봉쇄령’
불꽃 솟고 총성…경찰과 충돌로 사상자 상당수 발생 “엄청난 혼란”
달라이 라마 “폭력 중단”…미 국무부도 중 자제 촉구
승려 10여명 체포…불교 사원 봉쇄·외국인 관광 금지
한겨레 권혁철 기자
»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14일 반중 독립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진압에 나선 중국 경찰차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라싸/AFP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던 시위대가 14일 진압 경찰과 충돌해 숨지는 등 반중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외신들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따서, 이날 중국 경찰들이 실탄과 최루탄을 시위대에게 발사해 여러 명이 숨지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고 전했다. 라싸의 한 응급센터 관계자는 <아에프페>(AF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쳤고, 이들을 치료하느라 너무 바쁘다”며 “죽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지만, 정확한 숫자는 모른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라싸의 조캉 사원 부근 번화가 대형 상점 여러 곳에서 오후 2시께부터 짙은 연기와 함께 불이 났다”며 “불이 나자 조캉 사원 앞 광장에서 많은 인파가 몰려나왔다”고 보도했다. 현장에서는 시민 상당수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일대 상점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차량도 곳곳에서 불타고 있다.
한 프랑스 관광객은 “오후 1시께 흰색 천을 든 시위대가 모이기 시작하자 바로 경찰들이 진압을 시작했다”며 “엄청난 혼란이 벌어졌고, 아내와 나는 필사적으로 도망쳤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주민들은 매우 화가 나 있고, 또 일부는 불안에 떨고 있다. 중국 경찰이 주민들의 집을 일일이 수색하며 시위에 가담한 승려들을 색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사상자 등 정확한 피해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 티베트의 수도 라사의 거리에서 14일 자동차 한대가 불타고 있다. (AFP)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현장에 있는 미국인이 라싸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곳곳에서 폭력 사태 징후가 포착된다고 알려왔다”며 미국인은 될 수 있는 대로 라싸에서 벗어나라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에이피>(AP)통신은 “폭력사태가 벌어진 라싸에서 총소리가 들렸다는 미국인들의 증언이 있다”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전했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사원에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며 “대부분 사원들이 문을 닫았고 사원 근처를 돌아다니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여행사는 “외국인의 라싸 관광이 금지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한마디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브뤼셀에서 이틀째 속개된 유럽연합 정상회의는 티베트 독립시위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티베트 문화에 대한 존중과 ‘자제’를 요청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티베트 시위에 대해 중국이 자제력 있게 행동하고 달라이 라마와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인도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50년넘게 티베트를 지배해온 중국의 야만적 폭력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며 “중국 지도자들이 폭력 행사를 중단하고 테베트 사람들과 대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앞서 이날 300∼400여명의 주민들과 승려들이 라싸 조캉사원 인근에서 중국의 티베트 지배에 저항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를 주도한 승려 1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 14일 라사의 거리에 불이 붙은 모습. 이날 한 라디오에선 두명의 시민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AP)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기사등록 : 2008-03-14 오후 10:46:54 기사수정 : 2008-03-15 오후 12:13:09
티베트 ‘반중 시위’ 격화 사상자 속출
실탄 발사 “최소 두명 사망” 보도…외교부 “한국인 피해 확인 안돼”
한겨레 권혁철 기자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는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14일 오후 시위대 여러 명이 숨지고 상점과 경찰차들이 불탔다. 중국 당국은 이날 라싸의 티베트 불교 사원을 봉쇄하고 외국인 관광을 금지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목격자의 말을 따서 “라싸 중심가에서 중국인 소유 상점과 차량을 불태우는 시위대에게 중국 경찰이 최루탄과 실탄을 발사해 최소한 두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아에프페>(AFP) 통신도 라싸 응급센터 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한 결과 “시위대 여러 명이 죽었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도로를 봉쇄한 가운데 곳곳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이번 시위는 20년 만의 최대 규모인데다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져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티베트에서 한국인 피해 상황이 파악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티베트 ‘반중 시위’ 격화 사상자 속출
실탄 발사 “최소 두명 사망” 보도…외교부 “한국인 피해 확인 안돼”
한겨레 권혁철 기자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는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14일 오후 시위대 여러 명이 숨지고 상점과 경찰차들이 불탔다. 중국 당국은 이날 라싸의 티베트 불교 사원을 봉쇄하고 외국인 관광을 금지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목격자의 말을 따서 “라싸 중심가에서 중국인 소유 상점과 차량을 불태우는 시위대에게 중국 경찰이 최루탄과 실탄을 발사해 최소한 두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아에프페>(AFP) 통신도 라싸 응급센터 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한 결과 “시위대 여러 명이 죽었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도로를 봉쇄한 가운데 곳곳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이번 시위는 20년 만의 최대 규모인데다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져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티베트에서 한국인 피해 상황이 파악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기사등록 : 2008-03-15 오전 01:15:54 기사수정 : 2008-03-15 오전 02:0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