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불매가 벌써 시작된걸까요?
지역이 어디인지 말씀을 드리면, 인근 지역에 사시는 분들께서 바로 아실 것 같아서 사진만 보여드립니다.
어저깨 찍은 식당 내 풍경입니다.
중국에서 중의사로 있는 처남이 오랜만에 입국해서 맛있는 걸 먹여주려고 했습니다.
몇 주 전에 이 가게에 들렀을 때는 그야말로 북새통이었습니다. 매우 저렴하고 식단도 훌륭했기 떄문입니다.
쇠고기 차돌박이 정식이 점심 메뉴로 단돈 5천원입니다. 고기 몇점 쥐어주고 먹으라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깃집에서 먹는 그 정도 이상가는 고기의 양입니다. 정식이니 당연히 밥과 된장찌게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이 가게에서는 대놓고 미국산 쇠고기를 쓴다고 광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몇 주 전만해도
검역을 마친 고기일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고기도 맛있게 먹고, 좋은 식당을 발견해서 주변에 소개까지 해줬었습니다. 멀리 중국에서 처남이 오면
한번 데려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뇌, 눈만 뺀 모든 부위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이라는 2MB의 정책이 발표되고 난 후
왠지 꺼려지는 마음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검역절차는 밟은 쇠고기일거라는 생각을 하며
싼 맛에 들렀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처참할거라는 생각은 못했었습니다. 가게에 들어섰을 때 젊은 커플 하나가
있었는데 곧 나가고, 그 큰 식당엔 우리 가족만 덩그러니 남아있었습니다. 고기를 먹기 시작해서
다 먹고 나갈때까지 가게에 발디딨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집들이 아무래도 큰 타격을 입겠구나 라는 이런 얘기를 가족들끼리 조용조용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식당에서 식당 종업원이나 주인장 눈치 보느라 아주 조그맣게
얘기할 수 밖에 없었죠.
이 식당의 주인장도 대책을 강구했는지, 5월부터 가족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안그래도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승부하고 있는 이 가게에서 이벤트까지 한다니, 주인장은 웃으면서 얘기했지만
웃음 뒤에 가려진 그늘을 곧바로 눈치 챌 수 있었습니다.
식당 주인 입장에서는 생계가 달려 있을지 모르지만, 제 입장에서도 이전처럼 기분좋게 고기를
먹을 수 없었습니다. 고기 한점한점 먹을 때마다 광우병 단백질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듯한
상상이 계속 되었고, 다 먹고 난 후 몸이 위축이 되면서 좀 체한끼도 있었습니다. 너무 신경을 쓰면서
먹은 탓 인듯 싶었습니다.
고깃집 식당이 벌써부터 이런 타격을 받는데, 낙농업자나 관련된 유통업체, 최종 소매상까지
어떤 타격이 가해질지, 그리고 저 같은 소비자에게는 어떤 불똥이 튀게 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