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반대’ 시민 3명, 괴한 칼에 찔려 중태
”美 쇠고기가 한우보다 안전하다”며 흉기 휘둘러
2008-09-09 오전 9:30:12
조계사에서 수배 생활을 하고 있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수배자를 지원하던 네티즌 3명이 9일 오전 3시께 30대 남성이 휘두른 칼에 찔려 중태에 빠졌다. 피해자는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안티 2MB)’ 회원들이다.
피해자들은 현재 각각 서울대병원과 백병원, 국립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이들 가운데 2명은 중태로 생명이 위독해 수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윤모 씨(31)는 머리 부위에 흉기를 맞아 신경 2개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고, 문모 씨(39)도 목과 이마를 크게 다쳐 현재 수술을 받고 있다.
다른 한 명은 달아나던 박 씨를 추격하다 자상을 입었지만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바로 퇴원했다.
경찰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에 따르면, 사건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에 대한 논쟁에서부터 시작됐다. 현장을 목격한 이는 “한 남성이 이들 3명에게 다가와 ‘한우가 미국산 쇠고기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다 돌아가는 듯하더니 다시 돌아와 흉기를 휘둘렀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현장 목격자는 “칼이 한 사람의 이마에 꽂혀서 아주 위험한 상태로 보였다”며 “생명이라도 건졌으면 좋겠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경찰은 박모(38) 씨가 흉기를 휘두를 당시 만취 상태였다고 밝혔다.
조계사 인근에는 농성 중인 수배자들을 검거하기 위해 사복 경찰들이 24시간 배치돼 있었지만 이날 사고를 막지 못했다. 때문에 현장 목격자들은 강하게 경찰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한 목격자 이모 씨는 “30분 넘게 험악한 논쟁이 벌어졌고 범인이 흉기까지 양 손에 들었는데도 경찰이 이를 보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수배자 검거에만 신경쓸 뿐, 끔찍한 사건이 눈 앞에서 벌어지는데도 정작 본연의 역할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박 씨는 경찰에 의해 붙잡혀 종로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살인 미수 혐의로 박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여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