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제작진 무더기 체포…PD·작가 강력 반발
28일 MBC <PD수첩> ‘한미 쇠고기 협상 재조명’ 방영
기사입력 2009-04-28 오전 11:48:59
검찰이 28일 문화방송(MBC) <PD수첩> ‘광우병’편 제작진을 무더기로 체포해 언론계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새벽 0시께 조능희 전 CP와 김은희 작가, 이연희 리서처를, 새벽 2시께 송일준 PD를 각각 자택 인근에서 체포했다.
이로써 검찰은 이춘근, 김보슬 PD 체포에 이어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을 만든 <PD수첩> 제작진 전원을 체포했다.
방송4사 작가들 “작가들도 언론 자유 위해 거리에 서겠다”
이들의 체포 소식에 방송계는 크게 반발했다.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아나운서연합회 등 방송현업단체로 구성된 방송인총연합회와와 방송4사구성작가협의회는 28일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PD수첩> 제작진 체포 규탄 및 수사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특히 검찰이 프리랜서인 작가까지 체포했다는 점에서 작가사회의 반발이 크다. 이들은 28일 오전 발표한 공개 항의서한에서 “MBC, KBS, SBS, EBS 구성작가협의회 회원들은 방송작가를 체포한 검찰의 사상 초유의 만행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송작가는 오직 작가의 양심과 공익의 기준에 따라 프로그램을 집필해왔으며 방송작가는 또한, 지켜줄 조직도 항의할 회사도 없는 프리랜서 신분”이라며 “그런 방송작가를 상대로 대한민국 검찰이 실로 전대미문의 사건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송작가들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 시키는 것이 이 수사의 목적이 아니라면, 그리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위협하자는 것이 검찰의 속내가 아니라면, 김은희 작가와 이연희 작가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이제, 프리랜서인 방송작가들도 노트북을 버리고 거리에 서겠다”면서 “정부 정책을 감시,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외면한 채, 방송 제작 현장의 모든 제작진들에게 공포를 주어 재갈을 물리려는 작금의 음흉한 시도는 결코 관철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PD수첩> 28일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 ‘재조명’ 예정
▲ 송일준 PD가 진행할 당시 MBC <PD수첩> 방송 모습ⓒ문화방송
한편, <PD수첩>은 ‘광우병’편 제작진 전원 체포 사태에 맞아 28일 “한미 쇠고기 협상, 그후 1년 간의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산 쇠고기 부실 협상을 다시 조명하고 그 이후의 파장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MBC에 따르면 28일 방영될 <PD수첩>에서는 지난 4월 캐나다가 한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일본과 대만이 각각 20개월 미만,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 기준을 고집하고 있는 것을 들어 한국정부가 내세우는 국제수역기구(OIE) 권고 기준의 허구성을 들여다본다.
캐나다는 지난 4월 “캐나다도 국제수역기구(OIE)로부터 광우병 통제국가 지위를 획득했는데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하고 여전히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 금지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캐나다의 이러한 움직임은 작년 한미 쇠고기 협상 때 비판론자들에 의히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PD수첩>은 “지난해 정부의 공언과는 달리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일본과 대만은 국제수역기구(OIE)의 권고기준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연쇄적으로 쇠고기 수입시장 개방 압력이 더해지는 현 상황은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보다는 정치·경제적 논리를 우선시했던 한미 쇠고기 협상의 여파”라고 꼬집었다.
/채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