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년 지난 촛불 ‘만지작’ 다시 공안몰이

1년 지난 촛불 ‘만지작’ 다시 공안몰이
유모차 회원 44명 수사
대학생 3명 조사
한겨레         홍석재 기자
        
경찰이 ‘촛불 뒷설거지’ 수사에 소매를 걷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유모차 부대’ 회원 44명에게 도로를 무단 점거한 혐의(일반교통 방해) 등으로 소환을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촛불 유모차와 함께하는 촛불가족’(촛불가족) 카페 회원인 이들은 지난해 5월29일과 31일 문화제가 열릴 때 차로로 나가 행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한 누리꾼이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이들이 집시법을 위반했다’고 검찰에 고발해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주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을 고발한 누리꾼은 지난해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유모차 부대’를 비방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촛불가족 카페지기인 정아무개(34)씨는 “당시 불법적인 행위 없이 여경들의 인도에 따라 행진했을 뿐”이라며 “경찰에 출석해 있는 그대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명서를 내어 “1년 넘게 지난 이 시점에 43명의 유모차 부대 엄마들을 무더기로 소환한 것은 이들에 대한 보복성 고발이자 표적고발”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보안3과는 지난해 5월 촛불집회 등에 적극 참여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ㄱ대 총학생회장 ㅎ(21)씨 등 대학생 3명을 5일 저녁에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촛불집회 때 서울광장과 세종로 등지에서 차벽으로 설치된 경찰버스를 밧줄로 끌어내거나 모래토성을 쌓아 경찰 차량 지붕에 올라가는 등 경찰 장비를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올해 2월과 5월, ‘용산 참사’ 추모집회 등에 참가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혐의가 확인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기사등록 : 2009-07-06 오후 07:15:37   기사수정 : 2009-07-07 오전 11: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