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행사서 노동자들에 지지 강력 호소
9일 상·하원 합동연설서 필요성 역설 예정
상원 재무위원장, 공공보험 뺀 중재안 내
권태호 기자
» “노동자여, 의보개혁 지지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 신시내티의 코니아일랜드에서 열린 미국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노동절 기념행사장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코니아일랜드/AP 연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 전선에 다시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료보험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할 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 앞서 7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미국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노동절 기념행사장을 찾아 핵심 지지층인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는 의료보험 개혁에 대해 “우리는 여러달 동안 토론했다. 지금은 결정할 때, 지금은 행동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는 또 “기득권자들이 개혁안을 저지하려 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그들의 해결책”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오바마의 연설은 대선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넥타이 없이 셔츠에 소매를 걷어올린 오바마는 단상에서 활기찬 움직임을 보이는 한편, 짧은 문답을 계속 퍼부어 청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열정적으로 연설했다. 이는 오바마가 의료보험 개혁안의 올해 안 통과에 정치생명을 걸었다는 결의를 보여준다. 의료보험 개혁안이 좌절되면 이라크전, 아프간전, 경기회복 등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각종 난제에서 정국 주도권을 잃고 계속 흔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바마가 겉으론 반대파를 압박하는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막후에선 긴밀한 밀고당기기 협상을 진행하는 등 강·온 전략을 동시에 쓰고 있다.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보도를 보면, 미 의회 내 의보개혁 협상 실무팀을 이끌고 있는 맥스 보커스(민주·몬태나) 상원 재무위원장이 의료보험 개혁안의 핵심인 ‘공공보험’(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건강보험) 도입을 제외한 중재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안은 공화당이 반대하는 공공보험을 도입하지 않는 대신,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의 의료지원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비영리 보험회사를 설립해 의료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한 것이다. 즉,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보험’ 대신 민간이 운영하는 ‘비영리 보험회사’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끔 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보커스 위원장의 중재안이 반대파의 비난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중재안에는 여전히 미국인들의 의료보험 비용 부담을 늘리는 조항 및 정부의 의료보험 제도 개입 조항이 담겨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혀 앞날이 그리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