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제주도민이 실험실 쥐냐! 영리병원 중단”
영리병원저지 제주대책위, 복지부 ‘허용’방침에 ‘전국연대’ 투쟁 선언
“정부용역도 안 나왔는데 긍정적 결과? ‘허용’ 즉각 철회” 촉구
2009년 10월 01일 (목) 17:01:42 김봉현 기자 mallju30@naver.com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둔 1일, 보건복지 가족부가 전격적으로 발표한 ‘제주영리병원 허용 입장’ 발표에 대해 ‘의료민영화 및 국내영리병원저지 제주대책위원회’(이하 영리병원저지 제주대책위)는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국 의료민영화 저지 단체들과 연대해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을 천명, 허용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영리병원저지 제주대책위는 성명에서 “복지부가 제주영리병원 허용에 대해 수용입장을 공식 표명했다”며 “이는 제주도민에게 준 ‘추석선물’ 치고는 가히 충격적이다 못해 가증스럽다”고 거세게 포문을 열었다.
제주대책위는 이어 “복지부가 조건부 허용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어느 한 가지 ‘조건’도 될 수 없는 내용”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제주대책위에 따르면 “복지부는 첫째로 ‘제주도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이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 및 제주도 보건의료체계, 건강보험제도, 보건산업적 측면 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긍정적 결과를 도출’했다고 하지만 복지부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필요성 연구’를 지난 5월말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의뢰했고, 그 결과는 11월에 나올 예정인데 연구용역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제주도내 허용에 대해 긍정적 결과를 도출했다는 주장은 누가 봐도 억지”라고 꼬집었다.
제주대책위는 “특히 제주도민의 반대여론에 의해 중단되었던 영리병원 허용을 도민 이해 없이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수용한 것은 제주도민을 국민으로 인식하지 않거나, 전재희 장관의 ‘국민과 함께’라는 발언 자체가 ‘쇼’에 지나지 않음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전 장관을 향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제주대책위는 이어 “둘째로, ‘제주도민의 의료접근성 저하, 의료비 상승 등 우려 사항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유지, 기존 비영리법인의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전환금지 등의 기존 전제조건’을 달았다고 하지만, 이러한 전제조건은 결코 충족될 수 없는 허상에 불과하고, 건강보험당연지정제는 청와대나 행정기관의 의지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보복부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영리병원 허용이 건강보험당연지정제 폐지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전제조건’이란 이미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대책위는 “이번 복지부 발표에도 나와 있듯이 복지부 스스로도 ‘당연지정제 등 기존 건강보험제도에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나 건보재정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는 황당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한마디로 대책 없이 ‘막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제주대책위는 이어 “기존 비영리법인의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전환금지’에 대해서도 그간 수없이 논란이 되었던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 간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 비영리병원에 대해서도 영리병원에 준하는 경영혜택을 제공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제주도민의 부담으로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유가 될 수 없는 ‘전제조건’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제주대책위는 “셋째로, (전체 보건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제주가 국내 전체 의료자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 내외로 낮아 영향은 미미할 것을 예상’하고 제주영리병원에 한해서 허용하는 것에 수용입장을 밝히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면서 “2005년 외국인투자영리병원을 제주에 허용할 때도 같은 논리였다. 그러나 2006년 부산을 시작으로 경제자유구역으로 바로 확산됐다”며 제주 허용이 전국 확대의 ‘물꼬’임을 역설했다.
제주대책위는 “복지부는 또 보건산업적 측면에서 ‘찬반양론이 있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관련 논란에 대한 다양한 실증 자료 도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면서 “결국 제주도민들을 상대로 영리병원 정책을 실험하겠다는 것 외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실험용 쥐나 원숭이한테나 하는 실험을 제주도민을 상대로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매우 격앙된 비판을 쏟아냈다.
제주대책위는 “우리나라 전체 보건의료체계를 책임져야 할 보복부가 추석을 바로 앞두고 건강과 생명이 걸린 정책을 갖고 국민들에게 사기를 쳐서는 안 된다”며 “복지부는 즉시 제주 영리병원 허용에 대한 수용입장을 철회하고 본연의 입장에서 총리실과 제주도정에 의해 추진되는 영리병원 허용, 이 위험한 실험을 중단시키고 복지부 스스로 자기 정체성을 상실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영리병원 제주 허용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끝으로 제주대책위는 “만일 복지부가 우리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우리 대책위는 전국적인 의료민영화 저지 단체들과 함께 ‘사기꾼 전재희 장관 퇴진’, ‘홍위병 보건복지가족부 해체’ 등을 내걸고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투쟁 의사를 천명했다.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