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산재병원 지정 취소에 70대 진폐환자 자살(종합)

산재병원 지정 취소에 70대 진폐환자 자살(종합)

유족들 “다른 지역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처지 비관”

(정선=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입원 치료 중인 병원이 산재보험 지정이 취소돼 다른 지역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것을 비관한 70대 진폐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5일 오전 8시께 강원 정선군 사북읍 Y 병원 인근 뒷산에서 진폐환자 진모(71.정선군) 씨가 목을 매 숨진 것을 같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유모(64) 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유 씨는 “진 씨가 어제(14일) 오후께 병원을 나간 이후 보이지 않아 찾아나섰다 발견했다”고 말했다.

   4~5년 전부터 진폐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온 진 씨는 최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11월 16일까지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라’는 통지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인 진 씨의 아들(38)은 “얼마 전부터 산재요양기관 승인 취소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할 하는 처지를 고민하셨다”며 “어제 오후 병원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겨 경찰에 미귀가 신고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족 등의 말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1977년 문을 연 강원 정선군 사북읍의 Y 병원은 최근 일부 직원이 돈을 받고 진폐등급 판정을 조작한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나 지난 8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보험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이 병원에 입원 중인 175명 진폐환자는 30일 이내에 영월, 태백 등 수십 ㎞ 떨어진 다른 지역 산재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생활 불편 탓에 지역사회에서 큰 파장을 빚고 있다.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