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공공의료 시스템의 힘’… 평등한 의료·뛰어난 의술
이청솔기자 taiyang@kyunghyang.com
신종인플루엔자 A(신종플루) 공포가 확산되면서 쿠바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쿠바는 신종플루의 진원지로 알려진 미국·멕시코와 인접해 있지만 아직까지 피해가 크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쿠바의 공공의료 시스템을 격찬하고 있다.
쿠바통신에 따르면 쿠바를 공식방문 중인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쿠바 정부가 신종플루 예방 및 통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처음 쿠바를 방문하면서 쿠바의 뛰어난 공공의료 시스템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의 1차 의료체계와 의료 혜택의 평등성이 WHO의 주된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신종플루가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쿠바의 신종플루 사망자는 아직까지 3명에 불과하다. 지난 10일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1100만명의 인구 가운데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621명 있으며 임산부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AP통신도 쿠바의 의료시스템이 신종플루 확산을 막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쿠바의 트레이드 마크인 ‘무상의료체계’가 신종플루 환자의 조기 발견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쿠바 보건부 관계자는 AP에 “감기에 걸려서 동네 병원을 찾아가면 우리는 (신종플루) 바이러스 검사까지 해준다”며 “이와 같은 방법으로 바이러스의 2차 확산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뛰어난 의학기술 수준도 쿠바의 ‘선방’을 가능하게 한 요인이다. 쿠바 유전공학생물기술센터는 현재까지 전염병 치료 의약품 30여종을 비롯해 모두 100여건의 백신을 만들었다. 정교한 공공모니터시스템도 이번에 위력을 발휘했다. 쿠바의 공공모니터시스템은 각 지역마다 공동 재난대응체계를 꾸려 가동된다. 정부는 지역의 1차 의료기관들로부터 날마다 의료 정보를 수집해 관리한다. 허리케인 피해를 복구할 때 각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찾아 관리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 신종플루 대처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쿠바가 지난 5월 한 달 동안 여행제한조치를 취하는 등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쿠바 당국은 또 신종플루 발생지역 전체를 외부와 격리시킬 수 있다는 신종플루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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