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대혼란, 주치의제 있었더라면…”
감신 교수, 의료계-국민 소통부재…의료전달체계 바로 잡아야
“만약 국민들 모두에게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주치의가 있었다면, 이번과 같은 신종플루 확산 상황에서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신종플루 사태를 계기로 국내 의료현실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공공의료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가 하면, 주치의제 도입 등 의료전달체계 확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북의대 감신 교수(예방의학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는 4일 발행된 건강정책포럼 최신호에 기고한 ‘신종플루와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라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펼쳤다.
감 교수는 신종플루로 인한 대혼란이 정보의 부재, 소통의 부재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과 보건의료계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보니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것.
그는 “보건의료부문에서의 소통의 부재는 분절되고 비체계적인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면서 “거점병원 지정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이후 나타난 대형병원으로 신종플루 의심 환자 쏠림현상은 모두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주치의제도 도입에 대해 다시한번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만약 우리나라가 주치의 제도가 있고,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보건의료체계를 가지고 있었다면, 거점 대형병원들은 중증의 신종플루 확진 환자를 격리 입원하여 진료하는 등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였을 것”이라면서 “주치의 제도가 시행되면 1, 2, 3차로 연결되는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기에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감 교수는 공공의료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주치의 제도와 별개로 참여정부 때 추진하다 중단한 공공의료 비중 30%로 확충과 공공병원의 제대로 된 역할 강화가 실제로 이루어졌다면 보건기관이 신종플루 1차 의료를 담당하고, 지역 거점 공공병원이 2차 의료를, 광역 거점 공공병원인 국립대학교병원이 3차 의료를 담당하는 등 공공보건의료체계만으로도 신종플루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보건의료기본법, 지역보건법 등에서 국가의 보건의료 자원 관리와 관련된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바, 이는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라면서 “효과적인 의료공급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병상자원의 통제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의료자원의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신정 기자 (taijism00@medigat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