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감세·4대강 중단하면, 무상급식 가능”
2천여 시민·사회단체 ‘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 국민연대’ 출범
2010년 03월 16일 (화) 15:37:15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정부, 여당이 무상급식 추진 움직임에 대해 “사회주의적 발상이며,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적 정책” 이라고 ‘색깔 공세’를 하고 있는 가운데, 2천11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 국민연대’가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향해 “100조에 달하는 부자감세를 중단하고, 30조에 달하는 멀쩡한 ‘4대강 죽이기’ 강바닥 파헤치는 일을 중단한다면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이 가능하다”며 “여론을 무시하고 왜곡한다면 지방선거에서 엄청난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참교욱학부모회, 환경운동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2천110여개 단체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 국민연대’ 공식 출범식을 열었다.
▲ 1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열린‘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 국민연대’ 공식 출범식에서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맨 오른쪽)이 조중동 보도에 대한 규탄의 말을 하고 있다. ⓒ송선영
“한나라당과 조중동, 몰지각 해”
이날 출범식에서는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는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신문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출범식 사회를 본 김민영 사무처장은 이에 대해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과 ‘일부 몰지각한 언론’”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지난 12일 한 토론회에서 무상급식과 관련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에게 급식비까지 다 대줄 만큼 우리 정부가 한가하거나 여유가 있지 않다”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며 “국민 혈세를 부자급식에 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무상급식이 포퓰리즘, 빨갱이,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면 의무교육도 마찬가지라는 거냐. 경남 거창, 합천 등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 경상도 지역도 빨갱이냐”며 “무상급식을 계기로 정부의 몰지각한 복지 의식이 드러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공동대표도 “한나라당은 아이들의 ‘빵꾸똥꾸’이며, 무상급식은 ‘지붕뚫고 하이킥’”이라는 비유를 통해 무상급식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한나라당을 규탄했다.
▲ 2월4일치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 “무상급식=독버섯” … “한나라당 아닌, 조중동과 싸우고 있어”
조중동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조선일보는 지난 2월4일 <‘무상급식’ 공약 경쟁, 선거 앞둔 독(毒)버섯이다>라는 사설을 통해 무상급식을 추진하려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을 맹비난했다. 조선은 심지어 세계5위 부국에서 국가부도 사태로 밀려났던 아르헨티나의 뒤를 밟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공짜급식 후보가 여유 있는 집에선 급식비를 받겠다는 후보보다 선거에서 유리할 게 뻔하다. 무상급식 공약이 다른 시,도로 번져가는 게 눈에 불 보듯 하다. … 선거를 앞두고 국민에게 아첨하지 않겠다는 진짜 정치인은 이 나라에 없다. … 아첨꾼 정치인들은 불평등과 빈부격차라는 사회의 그늘을 비집고 독버섯 돋아나듯 돋아난다. 그리고 그 결말은 선동 정치가들에게 농락당해 세계 5위 부국에서 국가부도 사태로 밀려났던 아르헨티나의 뒤를 밟게 되는 것이다.”
동아일보도 같은 날 <유권자는 ‘전면 무상급식’ 공약의 허실 직시해야> 사설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 공약이 숱하게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국민을 속이고 국가에 해독을 끼치는 공약을 남발하는 출마자들은 유권자들이 가려내야 한다. 현명한 유권자라야 선진 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훈수했다.
이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유진 사무처장은 “지금 우리는 한나라당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조중동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지금, 공영방송도 (정권에 의해) 장악되어 무상급식을 다루지 않거나 다루더라도 정치적 공방 정도로 다루고 있다”며 “언제까지 조중동의 정치 공세, 이념 공세에 당하고 있을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치권을 향해서도 “(선거에 유리한 결과를 위해) 조중동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버려달라”며 “조중동과 같은 언론 모니터는 우리가 할테니, 이번 기회에 무상급식과 관련해 제대로 맞장 떠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출범 선언문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은 차별과 상처 없는 행복한 교육을 위한 오랜 숙원이며, 복지사회로 가는 길목에 중요한 시금석이 되는 교육복지 정책의 최우선 과제이다. 더 이상 ‘궤변’과 ‘색깔론’은 설 자리가 없다”며 “성적으로 줄을 세워야 직성이 풀리는 현 정권의 교육정책, 밥값으로 줄 세우고 낙인찍으며 상처 줘야 한다는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의 폭력적 논리에 상처받고 우는 건 우리 아이들과 저소득층 부모들”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무상급식 국민연대는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범시민 공동행동 조직, 전국화 △4월 임시국회에서 무상급식법 개정안 통과 촉구 및 정부 예산 확보 △6월 지방선거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 모든 후보 통해 공약화 등을 목표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