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건보공단, 건강보험 지불제도 전면 개편 추진

건보공단, 건강보험 지불제도 전면 개편 추진
정형근 이사장 “현 지불시스템, 재정에 악영향”
총액계약제로 전환 검토

입력 : 2010.03.26 11:43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건강보험공단이 재정 절감을 위해 의료기관에 지불하는 진료비를 현행 `후불제`에서 일정 금액을 미리 책정하는 `선불제`로의 전환을 검토한다.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6일 오전 열린 `행위별 수가제 무엇이 문제인가` 조찬세미나에서 “현행 행위별수가제는 건강보험 지출을 증가시켜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지불제도의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지불제도의 대안으로 총액계약제를 언급했다.

총액계약제는 건강보험공단이 지역 및 의료단체별로 맺은 계약을 통해 지불 총액을 미리 정하고 계약 총액 범위 내에서 의사·약사에게 의료비나 약제비를 지불하는 제도다.

건보재정에서 지불할 수 있는 한도를 미리 제시함으로써 예측가능한 재정지출을 가능케 하는 지불방식이다.

현행 건강보험 지불방식은 의사 및 약사의 의료행위마다 의료비와 약제비를 지불하는 ‘행위별수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행위별 수가제는 의료 최선의 서비스 유인을 부여함으로써 높은 의료질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공급자가 이용자보다 많은 정보를 갖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의사들이 의료행위의 건수가 늘어날 때마다 수입이 증가하기 때문에 현행 체계에서는 과잉진료가 발생할 수 없으며 이는 곧 건강보험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게 정 이사장의 시각이다.

정 이사장은 “건강보험에서 행위료의 지출 비중이 66.2%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면서 “이러한 구조속에서 각각의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정하고 이를 지불하는 현행 행위별수가제는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정 이사장은 “총액계약제가 도입되면 의료기관이 적정한 진료를 미리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절감에 도움이 된다”며 사실상 총액계약제로의 지불제도 전환을 추진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정 이사장은 “건강보험 지출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총액계약제는 합리적 지출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사회적인 합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전문가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의료질을 높이고 의료인들에게 적정 수입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건보재정에도 도움이 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